박재완 전 기획재정부장관(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24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의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해 “세계 표준과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이날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린 ‘2014 전국경제인연합회 최고경영자(CEO)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사내유보금 과세가)일부 국가에서 도입돼 있지만 제도의 취지는 탈세 등을 예방하기 위한 것에 주안점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 사내유보금 과세가 논의되고 있는 배경이나 필요성과는 다르다”며 “사내유보금이 마치 현금으로 쌓여있다는 인식을 이번 기회에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규제완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에 대해서는 “금융기관별로 차이가 나고 지역간 차별화돼 있는 다양한 비율 등은 알기 쉽게 통합, 간소화하는 것은 필요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전반적으로 완화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돈 안드는 것, 시스템을 바로 잡는 것부터 해야 한다”며 “부처간 의견이 달라서 진행이 되지 않는 규제개혁 사례가 있는데 정부가 과감한 교통정리로 추가 자원 투입없이 내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것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가 반대하고 있는 배출권거래제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당장 어려움이 따르지만 언젠가는 해내야할 숙제 가운데 하나”라며 “환경부와 산업부 등 이견이 있지만 조율을 잘 해서 산업계와 공감대를 이뤄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이어 열린 토론회 기조발제를 통해 “한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단기 요법보다는 잠재력과 복원력에 초점을 둔 구조개혁에 주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규제개혁이 가장 시급한 분야로 서비스업 진입과 수도권 입지, 출자·지배구조, 고용·노동 분야를 꼽았다.
그는 “규제개혁은 돈 안 들이고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라며 “한국의 경제자유지수는 71.2점으로 1위 홍콩과 19점이나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금융부문 강연자인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은 ‘대한민국 금융’을 단순 인프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경제성장을 이끌 핵심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금융투자업 중심의 금융산업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회장은 “성장둔화 국면을 맞이한 한국경제에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금융을 전략적 산업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은행업에 치중된 금융업 구조를 바꿔 금융투자업에 더 많은 비중을 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금융투자업이 육성되면 창업과 사업화, 성장, 회수 등 기업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토탈 금융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창조경제 관련 금융상품에 투자해 자산을 늘리고 노후준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평창=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