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부품 공급이 목표"

자동차를 만들 때 들어가는 여러 부품들의 중요성은 생각보다 크다. 제 때 공급되지 않으면 생산에 큰 차질을 빚게 마련인데, 특히 요즘엔 현대기아차가 세계 각지에 차를 수출하는 만큼 다양한 차종의 부품을 원하는 때에 수급할 수 있어야 한다.
2014년 기준, 전세계에 운행 중인 현대·기아자동차 모델은 총 4,976만대에 이른다. 국내 1,424만대, 해외 3,552만대며, 회사별로는 현대차 3,221만대, 기아차가 1,755만대다. 수많은 차종이 여러 국가에서 움직이다 보니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신속한 서비스는 필수적이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운전자가 안심하고 차를 몰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르게 순정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달 17일 방문한 현대모비스 물류센터는 충남 아산에 있으며, 지난 2004년7월 처음 문을 열었다. 이곳은 현대·기아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216개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받아 국내외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A/S의 전초기지인 셈이다. 또 이 회사가 국내에 운영하는 4개(아산, 울산, 냉천, 경주)의 물류센터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아울러 7만3,204평 부지에 건물 면적은 3만8,473평 규모며, 수출 3개 과 국내 3개동으로 이뤄졌다.

아산물류센터는 196개 차종에 들어가는 201만 품목을 관리한다. 양산 차종 부품이 40%, 단산 차종 부품 비율이 60%를 차지한다. 소비자 기본법에 따라 생산이 종료된 뒤에도 8년까지 의무적으로 순정부품을 공급해야하지만, 모비스는 무한정 공급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포니 부품까지도 보유하고 있다고 회사가 설명했다. 하루에 움직이는 규모는 9.5t 트럭 기준으로 300대 정도(수출 120대, 국내 180대)이며, 보관하고 있는 품목 수도 34만7,175개에 이른다.
창고엔 부품 저장설비와 컨베이어 시스템, 포장 라인 등을 갖추고 있고, 직원들은 랙포커, 오더피커, 지게차, 로우리프트 등 각종 설비를 이용해 부품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특히 PDA를 이용한 실물바코드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어 실적처리, 재고확인, 현물추적 등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수출A동에 들어서니 중포장 라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마침 기아차용 부품 포장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선 도착지를 기준으로 여러 부품을 박스에 담는다. 제품 분류와 포장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라인 구조를 `I자형`으로 설계했다고 관계자가 설명했다. 제품 상자에 인쇄된 바코드를 읽어 자동으로 분류하며, 담당자는 주문 내용과 수량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수량에 대한 오류를 100%에 가깝게 잡아낸다. 수량 과부족 또는 불량이 나타는 확률이 8ppm(100만개 기준 불량률) 정도라는 설명을 들었다.

다음으로 국내동을 방문했다. 수출동과의 차이는 포장공정에 있다. 국내에 보급되는 제품은 수출 제품과 같이 박스 포장 과정을 거치지 않으며, 개별 포장 후 분류 공정을 통해 사업소 또는 센터로 각각 전달된다. 현장에서 팔레트에 담겨 출하를 대기하고 있는 제품을 볼 수 있었다.
물론 국내동에도 실물바코드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특히 소형 지게차를 연상시키는 오더 피커(Order Picker)라는 장비가 눈에 띄었다. 직원이 이 기기에 올라타고, 바코드를 스캔하니 선반 사이로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품명, 번호, 수량 등을 사전에 입력해두면 이 기기가 보관 장소를 탐색하며, 높낮이까지 조절할 수 있어 높은 곳으로도 편리하게 제품을 옮길 수 있다고 현장 직원이 설명했다.
이밖에 보이지 않는 곳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특히 물류센터 바닥을 강섬유강화콘크리트(SFRC)로 시공한 것은 선반과 선반 사이에 공간이 없어 바닥이 평평하지 않으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FRC가 일반 콘크리트 보다 충격에 10배 이상 강하며, 시공 마무리 작업은 레이저를 이용해 바닥을 오차 없이 평평하게 해 중장비를 이용한 물류 운반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회사가 설명했다.
안홍상 현대모비스 서비스부품기획실 이사는 "긴급부품에 대해 국내 24시간 이내, 해외 48시간 이내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운전자들이 순정부품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 유통망을 구축하고, 첨단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비스 부품의 경우 수요가 불규칙해 회사차원에서 큰 부담을 안고 있지만, 고객 만족을 위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자체적인 기준과 수요 예측을 통해 재고 품목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산(충남)=
차재서기자 jsch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