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과 암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과 단백질의 상호작용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일어나는 질병이다. 국내 대학 연구팀이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파킨슨병과 암의 근원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했다.
임현석 포스텍(POSTECH) 화학과 교수와 오미숙 연구교수, 이지훈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 선임연구원은 단백질 상호작용을 통한 치료용 화합물 개발법과 파킨슨 및 암 치료용 화합물을 새롭게 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화합물을 세계 최초로 보고해 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저널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근호를 통해 소개됐다.
암이나 파킨슨병은 지금까지 단백질 상호작용의 문제로 발병한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져 왔다. 하지만 단백질 상호작용을 억제 또는 안정화시키는 화합물을 만들기가 어려워 실제로 약물 개발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우선 상호작용을 하는 단백질 구조 속 나선구조(α-helix)에 주목했다. 상당수의 단백질들은 이 나선구조를 인식해 다른 단백질과 반응해 작용한다. 이 나선구조의 모양을 모방해 유사한 물질을 만들면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도 할 수 있고, 몸에 이롭지 않은 상호작용의 경우에는 상호작용을 막게도 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수천개의 나선구조 유사체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이용해서 암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MCL-1’의 상호작용을 저해하는 화합물을 개발했다. 또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알파-시뉴클린(α-synuclein)’단백질의 응집체 형성을 억제하는 화합물도 개발했다.
특히 연구팀이 개발한 알파-시뉴클린의 안정화를 통해 응집체 형성을 저해하는 화합물은 파킨슨병 치료 연구에서는 처음으로 이뤄낸 성과다.
임현석 교수는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 연구도 수행 중이지만, 특히 파킨슨병과 관련된 이 화합물은 새로운 개념의 파킨슨병 치료제로서 개발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기술부, 한국연구재단과 포스코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