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스러워진 캐릭터, 비즈니스를 만들었다

어린이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캐릭터가 어른스러워지면서 비즈니스 기회를 넓히고 있다. 키덜트 캐릭터를 중심으로 여행용 가방과 시계, 문구, 의류, 정유, 보험과 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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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코엑스에서 막을 서울 캐릭터라이선싱페어에는 어린이 못지않게 어른의 발길도 분주했다. 그 가운데 몰랑 부스에는 특히 많은 인파가 몰렸다.

지난 20일 코엑스에서 막을 내린 ‘서울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에는 수많은 어린이 관람객 사이에 20대 이상 어른도 꽤 눈에 띄었다. 비즈니스 상담을 하러 온 업계 사람도 있지만 캐릭터 마니아가 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키덜트 캐릭터다.

대표적인 사례가 쿤스(대표 김미경)의 ‘사쿤’과 ‘스마일캣’이다. 모자, 티셔츠, 가방 등으로 먼저 만들어져 인기를 얻은 캐릭터다. 생각하는 사람들이란 뜻의 ‘사쿤’은 우리나라 도깨비와 마을을 지키는 장승이 원형이다. 빅뱅의 ‘탑’ 등이 착용해 인지도를 높였다. 귀를 쫑긋 세우고 웃는 고양이 ‘스마일 캣’은 나를 향해 언제나 웃어주는 고양이란 의미를 갖고 사쿤과 함께 젊은이 사이에 유행처럼 번졌다. 최근에는 제조사와 협력해 자동차와 화장품 마케팅에도 사쿤이 등장한다.

쿤스의 구슬기씨는 “쿤스는 기존 캐릭터와는 달리 가방과 옷 등 제품을 만들고 캐릭터가 알려지게 됐다”며 “이를 발판으로 이야기를 입혀 파트너사와 애니메이션과 모바일 게임 출시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쿤토이’는 디자이너이자 쿤토이 대표인 이준석씨가 지난 2012년부터 여행용 가방과 시계에 사용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지금은 어른용 장난감인 피규어로 자리잡았다. 싸이와 와이지, 워너브러더스의 피규어 캐릭터 제작에도 참여했다.

이준석 대표는 “쿤토이가 어른용 피규어로 이름을 알리면서 싸이, 와이지 등 유명 연예인 캐릭터도 여럿 등장했다”고 밝혔다. 쿤토이는 지난해 ‘팝콘 몬스터’를 선보인데 이어 올해 ‘모리앤티키’를 선보여 팬시, 봉제, 문구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몰랑’은 블로그를 통해 알려진 캐릭터다. 대학생 작가가 만든 캐릭터를 사업화해 이후 인터넷 이모티콘, 음료, 문구, 의류, 봉재인형 등 30여종이 제품으로 만들어졌다. 여세를 몰아 애니메이션도 제작 중이다. 정규진 몰랑 대표는 “프랑스 기업 밀리마주가 투자해 애니메이션을 제작 중으로 서울애니메이션프로모션에도 초청됐다”며 “내년에는 세계 각국 TV에 방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뿌까’와 ‘캐니멀’로 유명한 부즈클럽(대표 김유경)은 제조업체와 손을 잡고 제품 마케팅에 캐릭터를 접목한 사례다. 에스오일의 ‘구도일’, 금호타이어의 ‘또로’, 메리츠화재의 ‘걱정인형’ 등이 부즈클럽이 만들어낸 캐릭터다.

곽동윤 부즈클럽 사업총괄 부장은 “과거 연예인 마케팅에 치중했던 기업이 중장기적인 이미지 구축과 효율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캐릭터를 활용하고 있다”며 “친근한 캐릭터 이미지를 통해 사람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 부장은 “캐릭터는 단순히 홍보 마케팅 수단에 머물지 않고 이야기를 입히면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통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캐릭터가 이제는 더 이상 어린이나 유아의 전유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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