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시 지하철이 모든 글로벌 브랜드 카드의 터치 결제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관광객도 별도 승차권 구입 없이 자국에서 발행한 신용카드 하나로 개찰구 '컨택리스' 터치 결제가 가능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글로벌 결제 브랜드 마스터카드가 일본 후쿠오카시 지하철 터치 결제 지원을 개시했다. 실물 신용카드뿐 아니라 가민·애플워치 브랜드의 스마트워치, 비자의 스마트반지 '에버링'을 이용한 탑승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쿠오카시 내 3개 노선 36개 역이 대상이다. 역 사무소 측면 유인 개찰구에 인식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후쿠오카공항 등 9개 역에는 자동 개찰기를 추가 설치했다.
이에 따라 '트레블러스 체크카드' 등 KB국민카드가 발급한 마스터카드 개인 신용·체크카드 역시 일본 후쿠오카 여행 시 지하철에서 '탭앤고' 방식으로 탑승이 가능해졌다. KB국민카드는 사용을 독려하고자 연말까지 해당 카드를 이용해 후쿠오카 지하철을 이용 시 그 횟수만큼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해당 결제 방식은 신용카드에 설치된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을 활용해 IC카드 삽입 없이 터치만으로 이용할 수 있는 '컨택리스' 규격을 활용한다. 카드 뒷면에 와이파이 마크가 있는 카드가 적용 대상이다.
이는 일본의 경우 '오픈루프' 관련 시스템 구축에서 한국에서 보다 앞서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오픈루프는 별도 교통카드 발급 과정없이 해외에서 사용하던 신용카드를 국내 대중교통에서 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체계다. 교통카드 단말기를 글로벌 프로세싱사 표준인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 인증에 맞게 업그레이드하거나 교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국내 지하철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터치 결제 인프라가 대중화됐지만, 선불충전형 혹은 현재 국내 전용 후불교통카드 '페이온'을 카드에 탑재해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금이나 일회용 승차권 대비 편리한 방식이지만 충전 수수료나 카드 분실 문제 등 한계로 인해 오픈루프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오픈루프가 이미 대중화돼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경우 오픈루프는 물론, 승차권 구입 단계에서부터 신용카드를 지원하지 않는 지하철 역이 대부분이다. 지자체 일부에서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 도입을 시작하고 있으나 해외발행카드의 경우 아직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케이팝 열풍 등으로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지하철 승차권을 사기 위해 현금지급기 앞에서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여러 차례 외신을 통해 조명되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과거 한국 대비 신용카드 보급이 더뎠던 점이 오프루프 도입 활성화에 오히려 도움이 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후쿠오카시의 경우 2012년부터 '신용카드의 터치결제 기능을 활용한 철도 개찰기 통과에 관한 실증 프로젝트'에 기반해 서비스를 개시, 10여년에 걸쳐 적용 대상을 확대해 왔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