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판매 비수기를 맞아 경동나비엔이 할인공세에 나섰다. 경쟁업체들은 시장을 흐리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5월부터 보일러 판매 대리점들에 보일러 한 대당 가격을 4만원에서 최대 7만원까지 할인해주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일반보일러인 경동나비엔 ‘프로’와 ‘에이스’를 할인 마케팅 대상으로 해 물량을 풀고 있다.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통상 업계에서는 보일러 대량 구매시 할인을 진행하지만, 1만 5000원~2만원 수준이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경동나비엔은 이번에 이례적으로 평소의 3배 이상 가격을 할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동나비엔의 할인 공세와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보일러 마진율이 낮은 상황에서 제품가격의 10% 이상을 할인하는 것은 손해를 보며 물량을 밀어내고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일러시장은 10년 가까이 귀뚜라미와 경동나비엔의 양강체제였다. 두 회사는 자사가 1등이라며 보일러 시장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보일러 업계에서 메이저로 분류되는 경동나비엔의 이 같은 저가공세에 ‘대성셀틱’ 같이 브랜드파워가 낮은 보일러 회사는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대성셀틱 관계자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고 해외 수출이 늘고 있어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국내 보일러 매출에서 경동이 이벤트를 벌인 이후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가스·기름보일러는 40~50만원대 선으로 몇 년간 가격변동이 거의 없는 품목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지나친 할인 공세는 기술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경쟁업계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경동나비엔 측은 “비수기이다 보니 50대 이상 대량 구매 시 대당 1~2만원 깎아주는 수준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며 “올해는 한두 달 짧게 진행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