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을 탈출하기 위해 위 절제 수술을 받았는데 왜 당뇨병이 나을까?’ 영국 연구진들이 위 우회수술을 받으면 당뇨병이 사라지는 이유를 밝혀냈다.
맨체스터 대학 연구팀은 최근 내분비학 저널에 위를 잘라내 십이지장을 거치지 않고 소장에 위를 연결하는 수술인 ‘위 우회수술’을 받은 환자 중 75%가 당뇨병이 완치됐다는 연구결과와 그 이유를 발표했다.
맨체스터대 연구팀은 십이지장 절제로 당뇨병에 영향을 주는 위장관 호르몬 세포 일부도 건너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십이지장에서 나오는 호르몬은 사라지지만, 음식 섭취 시 다양한 호르몬을 분비하는 소장의 특수 세포의 작용으로 당뇨 치료가 가능해진다. 연구진은 소장의 특수 세포의 영향으로 장 호르몬이 균형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팀은 한 가지 호르몬만 있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장 호르몬이 6가지나 된다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 장에는 굶주림 호르몬 ‘그렐린(ghrelin)’을 비롯해 6가지 호르몬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리더 크렉 스미스(Craig Smith) 박사는 “장내에서 분비되는 세포들은 우리가 먹는 것을 감지하고, 다양한 호르몬을 분비한다”며 “이들은 췌장에 정보를 보내고 뇌에 인슐린 분비를 제어하도록 하고, 포만감을 전달해 영양분의 소화와 흡수에 기여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세포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비만이나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
연구진은 “위장이 보내는 메시지를 이해하는 것이 다음 과제이며 그 결과가 비만 치료와 당뇨 예방에 이용될 수 있는 약물 개발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약 290만명이 당뇨를 앓고 있다. 대부분이 인슐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2형 당뇨병 환자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