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장관의 최대 약점은 미래부처럼 거대 조직을 지휘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장관으로서 정치적 협상력도 검증 대상이다.
미래부의 양대축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선 해박한 지식과 폭넓은 경험을 겸비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이해도는 의문이다.
최 장관이 이같은 약점을 얼마나 빨리 극복하는 지에 따라 미래부의 순항 여부가 좌우될 것이라는 게 미래부 안팎의 전망이다.
최 장관이 당장 미래부의 화학적 결합을 도모하고, 잠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느냐가 시험대에 오른다.
출범 1년이 지났지만 미래부 내 ICT와 과학기술간 화학적 결합이 부족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단순한 인사교류로는 화학적 결합이 부족하다는 건 최 장관에겐 부담임이 분명하다.
이와 함께 최 장관이 정통 관료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관료 출신 인사가 아닌 경우에 제기되는 정치적 협상력 부재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는 전임 장관과 달리 최 장관이 청와대와 국회는 물론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와의 관계에서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문이나 다름없다.
최 장관이 전임 장관의 시행착오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대통령으로부터 실질적 힘과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
전직 차관 출신 인사는 “국회를 상대로 한 입법 활동은 정쟁으로 지연되는 게 다반사이고, 정부 부처간 밥 그릇 싸움은 합리성을 초월한다”고 설명했다.
이 인사는 “최 장관이 입법과 예산 등 미래부 현안 처리를 위해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사전 교감 기회를 늘리고, 막후 협상 등 동원 가능한 수단을 전부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필요한 경우 과감하고 저돌적인 돌파력도 보여줘야한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이 소프트웨어·네트워크·인터넷·컴퓨팅 등 ICT 전 분야를 망라하는 전문가지만, 기초기술 등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ICT에 관한 한 최 장관이 모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칫 미래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과학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도 제기한다.
전문가들은 최 장관이 ICT와 과학기술 모두 사실상 정책 입안자인 실무자에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장관의 이해관계자와의 균형감 있는 관계 설정과 소통 능력도 도마 위에 오른다.
무엇보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만큼 최 장관은 삼성전자와의 관계에서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단통법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반대로 원안이 수정된 만큼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미래부 시선은 곱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삼성전자를 비롯 기업, 소비자 등의 복잡다단한 이해관계 조율도 분명 최 장관의 몫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