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상온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구리 나노와이어 산화를 억제하는 열처리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구리 나노와이어를 이용한 투명전극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승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팀과 양민양 KAIST 기계항공공학부 교수팀은 레이저의 광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해 구리 나노와이어들이 겹치는 접합부분만을 선택적으로 가열하는 열처리 방법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투명전극 소재로 널리 쓰이는 고가의 인듐주석산화물(ITO)을 대체하기 위해 구리 같이 전기 전도도가 뛰어나면서 매장량이 풍부한 금속을 활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가느다란 나노와이어 형태로 만든 구리를 그물망처럼 엮으면 투명전극으로서 활용 가능성이 높은 투명한 전도성 막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들 나노와이어가 겹치는 부분에서 나타나는 저항을 낮추기 위한 열처리 과정에서 구리가 산화되면서 전도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었다. 기존에는 짧게는 수초에서 길게는 수분 동안 기판 전체에 열을 가하는 열처리 방식을 사용했는데, 수초 안에 구리가 산화되면서 전도성을 잃었다.
연구팀은 나노와이어간 겹치는 부분에서만 강화된 전기장을 이용하는 원리를 사용했다. 전기장이 순간적으로 열로 변환돼 나노와이어들을 서로 녹여 붙여 열처리 목적인 저항감소를 돕는 것이다.
연구팀은 레이저광을 아주 빠른 속도로 조사하면 접합 부분에서의 가열시간을 1만분의 1초∼10만분의 1초로 단축할 수 있어 공기 중 열처리에도 불구하고 구리 산화정도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선택적인 가열을 통해 공기 중에서 구리 산화를 억제하고, 전기전도도 저하문제도 극복했다. 이 기술은 구리 나노와이어를 활용한 투명전극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승환 교수는 “광에너지의 선택적 변환을 이용해 열에 약한 플렉시블 기판 위에서도 같은 공정을 사용해 손쉽게 구리 나노와이어 전극을 형성할 수 있었다”며 “라인빔이나 멀티빔을 이용하면 대면적을 상온에서 빠르게 열처리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