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화로 단일화된 국제시장에서 기업 간 경쟁은 날로 치열해 지고 있다.
이 같은 기업환경에서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죽하면 그 잘 나가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0년 후의 먹거리를 생각하면 등 뒤에서 식은땀이 흐른다”고 했을까. 그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어렵고 이것이 기업의 명운으로 직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이러할진대 국민의 안녕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국가 신성장동력 확보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국가신성장동력 확보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국가 과학기술 인프라를 책임지고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지속적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지속적으로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는 체계는 무엇일까. 그것은 베인앤컴퍼니의 파트너로 있는 크리스 주크의 ‘멈추지 않는 기업’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저자는 베인앤컴퍼니에서 7년동안 기업을 상대로 컨설팅하면서 괄목할 만한 수익성을 달성한 기업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이들 기업이 3단계의 순환구조를 반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순환구조는 핵심사업을 강화하고 이에 주력하는 단계, 인접 사업으로 확장을 모색하는 단계, 마지막으로 핵심사업 및 역량을 재정의하는 단계로 저자는 이를 집중-확장-재정의(FER: Focus-Expand-Redefine) 사이클이라고 정의했다.
모든 성장기업들이 이 3단계를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관점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성장을 한번 들여다보는 것은 매우 유용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중반 과학기술입국을 위한 정책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설립,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흡수 개량해 기업에 훌륭히 이전해 줬다. 이 단계가 집중 단계로 핵심사업에 주력한 시기다.
그 다음 단계인 인접영역으로의 확장은 1970년대 이루어졌다. 1973년 특정연구기관육성법을 제정하면서 KIST의 연구실을 모태로 각 전문분야별 독립적인 출연연구기관들이 잇따라 설립됐다. 두 번째 단계인 확장단계가 1980년대에 완성됐다.
기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크리스 주크가 말한 3단계가 반복 가능한 공식으로 정착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 출연연구기관은 두 번째 단계인 확장에서 멈춰 있다.
크리스 주크는 아래와 같은 세 가지 경우에 핵심 사업을 재정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미래 수익 풀의 감소 또는 전환이 확연하게 느껴지는 경우, 새로운 경쟁모델 또는 파괴적인 기술 출현으로 핵심 사업이 직접적인 위협에 처하는 경우, 그리고 지금까지의 성공공식이 효력을 상실하거나 차별화 요소가 현저하게 사라지는 경우다.
이제 정부 출연연구기관은 핵심 사업을 재정의 할 때가 됐다.
크리스 주크는 핵심 사업을 재정의 할 때 외부에서 성장동력을 찾기보다는 내부에 있는 숨겨진 자산(Hidden Assets)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프랑스는 1990년대에 공공연구기관의 개혁을 위한 보고서에서 ‘연구기관들의 정체성’과 연구원들의 평균 나이가 50세에 가깝다는 ‘노령화’ ‘연구성과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함’ 그리고 특히 ‘충분치 못한 재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프랑스 정부는 연구원의 우수성을 감춰진 자산으로 인식하고 공공연구부문을 개혁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그 해답은 공공연구부문의 신진연구원 수를 2배로 늘린다는 것이었다.
정부는 창조경제 실현을 통한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 출연연구기관이 갖고 있는 감춰진 자산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석태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기술탐색데스크 전문위원, k037stw@kins.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