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알뜰주유소 제로마진 경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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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 가보니 별로 싸지도 않던데...’,

‘고속도로만 들어가면 싸지도 않은 알뜰주유소 뿐이라, 원래 쓰던 브랜드 보너스 포인트를 적립할 수 없어 오히려 손해다.’

주변 사람의 알뜰주요소에 대한 한마디 평이다. 알뜰주유소에 관심이 없는 것이 보통이고, 그나마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부정적인 평을 내리기 일쑤다. 최근 알뜰주유소와 관련한 주유소 동맹 파업 추진이나 정유사의 치열한 공급권 쟁탈전을 바라보는 소비자는 냉담하다. 이름만 알뜰이지 싼 가격을 체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요란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알뜰주유소의 석유제품 가격인하 효과는 기대보다 작았다. 알뜰주유소는 출범 당시 유통 혁신을 실현해 리터당 100원 저렴하게 석유제품을 공급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실제 알뜰주유소의 공급가격은 리터당 30~40원 저렴한 수준에 그쳤다.

이번 3차년도 알뜰주유소 공급권 공개입찰은 어느 해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정유사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줄어든 수출을 내수에서 만회하기 위해 ‘제로 마진’ 수준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그 결과 일반 시장 공급 가격보다 리터당 50원~100원 낮은 가격으로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여전히 알뜰주유소 판매 가격이 낮은 공급 가격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이 정책은 계속 지지 받기가 힘들다. 과거에는 여러 이유로 실효성이 적었다고 해도 올해는 치열한 공급 경쟁으로 상황이 더 개선됐다. 주유소업자나 유통업자가 아닌 소비자를 위한 보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알뜰주유소 정책이 일부 주유소·유통업자 배만 불리게 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에게 싼 가격으로 ‘역시 알뜰주유소’ 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세금으로 꾸려지는 알뜰주유소 혜택, 정유사의 제로 마진 경쟁 등으로 만들어진 저렴한 공급가격은 소비자에게 모두 전해져야 한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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