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블랙박스업체들 미국 공략 시동…두 업체 정반대 전략에 관심 집중

국내 대표 블랙박스업체인 미동전자통신과 팅크웨어가 미국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흥미로운 것은 두 업체의 시장 공략 방안이 정 반대라는 점. 세계 양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에서 두 업체의 상반된 전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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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전자는 미국 시카고주 주요 택시 공급업체인 MGC와 블랙박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현지 환경에 맞게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며 3분기부터 공급이 시작된다. 미동전자는 향후 미국 전역과 캐나다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팅크웨어는 북미 최대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와 손잡고 캐나다 시장에 진출했다. 9월엔 미국에도 진출한다. 두 나라에 입점한 베스트바이는 180개 정도다.

두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이 주목을 받는 것은 블랙박스 업계에서 첫 대규모 선진시장 진출 사례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 포화에 대응해 2~3년 전부터 블랙박스 업계가 활발하게 해외 진출을 노렸지만 대부분 중국이나 동남아, 러시아, 남미 시장 위주였다. 일본에도 진출한 적이 있지만 양이 많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두 업체의 미국 시장 공략 방안이 정반대라는 점이다. 미동전자는 상업용 차량을 공략한다는 방침인 반면 팅크웨어는 일반 소비자 시장을 개척키로 했다. 이처럼 전략이 다른 데에는 미국 시장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

미동전자는 미국에서 일반인들이 블랙박스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범수 미동전자 대표는 “미국은 남미와 함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블랙박스를 잘 달지 않는 대표적 국가”라면서 “블랙박스 장착 의무화가 확실시되는 상업용 시장에서 시작해 차차 일반 시장으로 넓혀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팅크웨어는 이 같은 시각에 동의하면서도 최근 일반인 대상 블랙박스 시장이 뚜렷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봤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은 차량용 영상기록장치에 대한 개념이 많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최근 블랙박스를 레저용으로 활용하거나 범죄 예방용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업체는 국내 블랙박스가 미국 내 타사 제품과 비교할 때 기술력이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는 의견을 같이했다. 미동전자는 미국 내 택시 당국의 까다로운 기술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것은 물론이고 택시 전용 모델 개발단계부터 참여하기로 하는 등 ‘기술적 파트너’로 인정을 받았다. 팅크웨어는 베스트바이에 입점한 블랙박스 업체 두 곳 중 하나일 정도로 프리미엄 제품 대접을 받고 있다.

김범수 대표는 “미국에서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중국산 저가 블랙박스가 다수 판매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까다로운 소비자를 만족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