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중국 중심으로 재편...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중국 시장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을 둘러싸고 전 세계 장비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갈수록 중국 의존도가 커지면서 장비 시장의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장비 업체에 강화된 현지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까다로운 결제 조건을 내걸고 있다.

국내 장비 업체들의 중국 시장 비중이 갑자기 높아지면서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장비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중국 시장을 공략에 성공한 경우 매출 의존도가 많게는 80%에 이르는 곳도 등장했다. 에스엔유프리시젼·LIG에이디피·AP시스템·비아트론 등 국내 대표 장비 기업들의 실적이 중국 고객을 얼마나 잡느냐에 따라 달라질 정도다. 문제는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글로벌 장비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 시장을 두고 내로라 하는 장비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높아진 요구를 대부분 수용해주는 추세다.

우선 결제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국내에서는 장비 주문을 받으면 제작을 위한 선수금을 30% 정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국내 장비 업체든 글로벌 장비 업체든 동일하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선수금이 거의 없다. 많아야 10%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국내에서는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장비를 반입하면 총 납품가격의 90% 정도를 지급하고 검수가 마무리되면 즉시 나머지 최종 결제를 하지만 중국 상황은 또 다르다. 검수가 마무리된 후에도 80%만 주고 나머지 20%는 지급을 미루는 사례도 많다는 전언이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발주하는 대형 장비의 경우 자금 여력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수주하게 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중국 시장밖에 없다보니 국내 장비 업체도 이런 관행에 맞춰 자금을 운용해야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들의 서비스 요구 수준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상주 인력 채용은 물론이고 소모품이나 부품도 현지에서 곧바로 공급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사 설립을 논의 중이고, 공동 물류 시스템 구축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중국 중심으로 사업해야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장비 업계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요구 수준도 높아져 이에 대한 대응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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