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과학, 이번주엔]ABO 혈액형 고안한 카를 란트슈타이너 사망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제멋대로다. O형은 활달하며 AB형은 유별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혈액형에 갖는 편견이다. 혈액형과 성격 사이의 상관관계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 혈액형은 안전한 수혈을 위해 고안된 분류 체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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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란트슈타이너(1868~1943)

ABO식 혈액형을 처음 발견한 병리학자 카를 란트슈타이너는 1943년 6월 26일 사망했다. 1868년 6월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란트슈타이너는 빈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했다. 취리히, 뷔르츠부르크, 뮌헨 등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1911년 빈대학 병리학 교수로 임용됐다. 1922년부터 1939년까지는 미국 록펠러 의학연구소에서 활동했다.

사람의 혈액형을 발견하고 분류해 안전한 수혈에 기여한 공로로 193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탄생일인 6월 14일은 세계 헌혈자의 날이기도 하다.

란트슈타이너는 동물 혈액을 사람에게 수혈했을 때 동물의 적혈구가 엉켰다는 과거 연구에 주목했다. 1900년 사람의 적혈구도 다른 사람의 혈청에 의해 응집되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체계화해 1901년 ABO식 혈액형을 공표했다. 처음에는 A, B, C형이 있다고 발표했지만 이듬해인 1902년 AB형이 추가로 발견되고 C형은 O형으로 바뀌었다.

혈액형은 적혈구 표면에 있는 항원과 혈액 속에 있는 항체 종류로 구분된다. A형은 A형 항원과 B형 항체, B형은 B형 항원과 A형 항체를 가진다. 같은 짝의 항원과 항체가 만나면 혈액이 응고된다. 따라서 A형과 B형은 상호 수혈이 불가능하다.

O형은 항원이 없어 모든 이에게 피를 줄 수 있지만 정작 자신은 O형에게서만 피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AB형은 두 항원을 모두 갖고 있어 AB형에게만 피를 줄 수 있지만 자신은 혈액형과 관계 없이 피를 받을 수 있다.

ABO식 혈액형을 확립한 란트슈타이너는 1940년 알렉산더 위너와 함께 또 다른 혈액형 분류인 Rh 인자를 발견하기도 했다. 그는 또 초기 소아마비에 유효한 혈청을 개발했고 매독 연구에도 업적을 남겼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