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각국의 무역구제조치 조사개시 건수가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했던 2000년대 초반 수준에 근접해 긴밀한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오상봉)은 ‘2013년 전 세계 무역구제조치 조사건수, 11년 만에 최대’ 보고서에서 WTO 통계 분석 결과, 지난해 세계 무역구제조치 조사개시 건수가 총 334건으로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무역구제조치는 조사개시 26건(반덤핑 25건), 조치개시 18건(반덤핑 17건)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라 우리 기업의 수출 피해가 우려된다는 진단이다.
무역구제조치가 최근 크게 증가한 것은 선진국의 수입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총 334건 중 개발도상국이 213건을 차지해 121건을 기록한 선진국보다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개도국에 의한 무역구제조치 조사개시는 전년대비 28건 증가한 반면 선진국에 의한 조사개시는 전년대비 50건 늘어 증가폭이 크게 나타났다.
철강산업에서 철강 등 비금속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선진국들의 보호장벽 마련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신흥국들은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화학제품, 플라스틱 및 고무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정혜선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2013년 한국에 대한 조사개시 건수가 증가하는 등 우리나라에 대한 무역구제조치가 확대일로에 있어 수출에 적신호가 우려된다”며 “업계의 관심과 함께 정부 및 유관기관의 대응체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