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기업 화웨이가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첨단 연구개발센터 건립은 물론 일자리 창출까지 약속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궈 핑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4일동안 유럽권에서 열린 기업행사 중 3건을 주최하며 유럽 공략에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화웨이는 지난 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화웨이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를 갖고, 현재 유럽에서 고용한 7700명의 직원에 추가로 향후 5년 안에 5500명을 더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이탈리아 국회의원 파올로 코폴라와 가이도 가론, 현지 이동통신사인 메트로웹 관계자가 참석했다.
같은 날 영국 런던 브리스톨 지역에서 연구개발(R&D) 센터 설립 계획도 밝혔다.
궈 핑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에서 R&D 관련 일자리를 현재 140개에서 2017년까지 300개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앞서 영국 최고의 공대로 평가받는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협력해 공동 연구시설을 신설했으며, 자사 기기와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화웨이는 앞서 지난 3월 독일에서 열린 ‘세빗 2014’에서도 영국과 협력해 5G시장 선두에 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궈 핑 CEO는 지난 주 목요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엔다 케니 총리를 만나 내년 아일랜드 R&D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 날 열린 ‘아일랜드 브로드밴드 포럼’에서는 궈 핑 CEO가 기조연설을 맡았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는 “우리의 목표는 (유럽 사용자들이) 화웨이를 유럽 기업이라고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에릭슨, 노키아, 알카텔-루슨트 등 유럽권 경쟁사를 제치고 보다폰 그룹과 BT그룹, 텔레포니카, 도이치텔레콤 등 고객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기술영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화웨이의 유럽시장 매출은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과 함께 중국 내수시장과 맞먹는 규모로 커졌다. 이 시장 매출은 화웨이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한다.
화웨이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NSA의 개인정보 도감청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백도어를 통해 미국의 기밀 정보를 훔쳤다는 의혹을 받으며 시장에서 배척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는 화웨이를 중국 정부의 스파이로 간주하고 통신 시장에서 퇴출시킨 바 있다.
한편 유럽연합(EU)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유럽에서 약 300만 유로(약 43억원) 규모의 로비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뤼셀 감찰기관 조사에서도 화웨이는 유럽의회에 7명의 로비스트를 파견했으며 5개 자문회사를 통해 EU에 로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