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견인차가 제조업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한 건 수출이다. 하지만 수출 주도형 제조업 중심의 고착화된 경제구조는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2014년 우리나라 경제는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
수출 제조업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반복되는 게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간판 수출 분야인 전기전자·자동차 등 고용유발계수는 전체 업종 평균치인 7.9명보다 낮은 수준이다. ‘고용 없는 성장→내수소비 위축→대외 의존형 경제 구조 심화→수출 주도형 제조업 비중의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수출 제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가 성장 엔진으로 떠오른 문화산업을 조망한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문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 콘텐츠 산업을 포스트 제조업 시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해야 한다.
문화 콘텐츠 산업은 우선 고용유발 효과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과제인 고용 없는 성장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문화 콘텐츠 산업 고용유발계수는 12.4명으로, 수출 제조업인 전기전자(5.1명), 자동차(5.7명) 산업을 압도한다.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연관 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막대한, 고부가가치 복합문화상품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미키마우스’와 ‘반지의 제왕’ 등은 문화 콘텐츠 산업 가능성을 구체화한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지난 1928년 ‘증기선 윌리호’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 소개된 미키마우스는 87년이 지난 현재 영화와 게임, 음악, 광고, 인터넷, 완구, 캐릭터상품, 패션, 교육, 관광, 스포츠 등 서비스·제조 분야 산업에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반지의 제왕은 뉴질랜드가 세계적 관광지로 부상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관광산업에 기반한 수입과 고용효과로 뉴질랜드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성공한 문화 콘텐츠가 일자리와 소득, 수출과 국가 브랜드 제고에 얼마나 크게 기여하는 지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우리나라는 한류를 통해 문화 콘텐츠 산업 경쟁력을 확인한 바 있다. 최근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인기로 중국에서 ‘치맥(치킨+맥주)’ 열풍이 부는가 하면, 남산타워 등 촬영지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
글로벌 시장에 한류 콘텐츠를 전파하고, 궁극적으로 K컬처 등 한류 비즈니스를 확산하는 문화 콘텐츠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음악이나 드라마, 방송 등 단순한 한류 확산을 넘어 우리나라의 음식과 브랜드 등을 망라하는 신한류 문화콘텐츠 발굴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