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기차, 표준 문제로 충전소 이용 못한다

정부가 일부 누락된 국제 표준을 전기자동차 충전 국가 표준에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자동차 보급량이 크게 늘고 있는 시점에서 기껏 충전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일부 전기차는 사용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전국에 설치해 운영 중인 대다수의 충전기 수정·교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경부가 전국에 구축한 전체 약 200기의 급속 충전기와 닛산 전기차 ‘리프’ 간 충전 호환이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프 전기차 충전 규격은 세계에서 통용되는 국제표준 일본 차데모(CHAdeMO)를 따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09년부터 차데모 방식을 국내 충전인프라에 적용했다. 하지만 차데모 규격의 완벽한 설계도를 확보하지 못한 채 표준 작업이 진행돼 충전케이블 커넥터와 일부 통신프로토콜을 누락됐다. 이에 단종된 현대기아차 ‘블루온’과 ‘레이EV’을 포함해 지난달 출시한 ‘쏘울EV’을 제외한 차데모 방식의 전기차 충전이 불가능하다.

국내 정식 출시를 확정한 차량은 현재 닛산 ‘리프’뿐이지만 국산 충전기의 해외 수출까지 고려하면 글로벌 시장 대응에 한발 늦춰진 셈이다. 여기에 추가 비용을 투입해 기존에 정부가 구축한 충전인프라를 수정해야 한다.

산업부와 전기차 보급을 맡고 있는 환경부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국내 표준에 누락된 항목을 추가하고 커넥터 교체 및 통신프로토콜 수정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스마트그리드 표준 개발 기관 스마트그리드협회 관계자는 “2009년 당시 일본 차데모 측으로부터 완벽한 스펙 자료를 확보할 수 없어 한전과 현대차 등과 협의를 통해 일부 항목을 임의대로 완성하다보니 다소 호환이 안 되는 문제가 발견됐다”며 “현재 KS 규격에 이를 추가 반영한 작업이 막바지 단계”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국에 깔린 급속충전기 별로 최근 커넥터 교환과 프로그램 업데이트가 진행 중이서 ‘리프’가 출시되기 전까지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 국가 충전 규격은 일본 차데모를 포함해 르노의 ‘교류 3상’과 북미·유럽의 ‘콤보(TYPE1)’방식 3개를 수용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