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재활용,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선회

재활용 관리 제도가 환경보호 원칙과 기준만 지킨다면 새로운 기술이나 방법이라도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된다. 환경부는 법령에 정해진 용도와 방법으로만 재활용을 허용하는 관리제도를 환경보호 기준만 충족하면 원칙적으로 가능하도록 개선하기 위해 폐기물관리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12일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현재 폐기물을 재활용하려면 폐기물관리법령에 반영된 57개 재활용 용도과 방법에 의해서만 가능하고, 새로운 재활용 기술이 개발돼도 연구용역, 법령개정절차 등 재활용하기까지는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우수한 재활용 신기술이 나와도 조기에 상용화되지 못하고 재활용 시장에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등 현행 재활용 관리제도가 재활용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개정법률안은 폐기물을 원료로 제조 공정을 거치는 재활용은 정부가 설정한 환경보호 기준을 충족하면 허용한다. 법률에 명시된 특정 처리방법만 인정하던 것을 네거티브 방법으로 전환한 셈이다. 예를 들면, 폐유기용제는 그간 재생연료유로 재활용이 가능했으나 산업용원료로는 재활용이 제한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비소, 수은 등 중금속 기준을 충족하면 재생유기용제 등을 산업용 원료로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성·복토재 등 폐기물을 대지나 토양에 처리하는 재활용은 사전에 환경위해성을 평가하고 저감기준을 마련해 안전한 때에 재활용을 허용할 계획이다. 대지나 토양에 처리하는 성·복토재와 같이 폐기물을 처분해 재활용하면 중금속 등이 나와 지하수가 오염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환경영향을 검토하고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저감기준을 마련한다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현행 57개 재활용 용도와 방법은 법령이 개정되더라도 종전과 동일하게 재활용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기존 사업자의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최대한 보호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법령 개정 후 5년 이내에 새로운 재활용 기준에 따라 재활용시설의 적정성을 재검토하도록 해 환경안전에 영향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정덕기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과장은 “재활용 제도가 개선되면 우수한 재활용 신기술이 시장에 더욱 빠르게 접목되고 환경성과 건전성도 강화돼 국내 산업의 양과 질이 한 단계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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