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대장암 등 9개 중점센터를 집중 육성해 톱5 병원에 진입할 계획입니다.”
내년이면 새병원 개원 10주년을 맞는 건국대학교병원의 한설희 원장 포부다. 1931년 사회영 중앙실비진료원으로 처음 문을 연 건국대병원은 지난 2005년 현재의 첨단 병원으로 새롭게 개원했다.
건국대병원은 ‘비욘드 더 베스트’라는 비전을 수립, 센터 혁신을 단행했다. 먼저 활성화 할 분야와 중장기적으로 육성할 분야를 구분, 센터를 개편했다. 기존센터는 실적과 운영계획을 평가해 센터 등급을 지정하거나 해지한다. 신규센터는 계획서와 실적으로 진료센터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우수 진료센터는 중점센터로 승격한다.
최근 센터 평가로 유방암·대장암·갑상선암·여성부인종양·소화기병 등 9개 센터가 중점센터로 선정됐다. 어깨팔꿈치관절·혈액암 등 4개 센터는 진료센터로 지정됐다.
한 원장은 “외부 컨설팅을 실시해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고 과제를 선정, 수행하고 있다”며 “환자서비스, 연구논문, 실적 등 다양한 영역을 평가해 지속적인 혁신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환자 서비스도 혁신 대상이다. 의료진의 진료 행위 등 환자 서비스 과정을 영상으로 녹화 해 의료 행위나 표정, 언어 등에서 문제점을 찾아낸다. 의료진은 전문 컨설팅 기업의 분석결과를 기반으로 환자서비스를 개선한다.
한 원장은 “일부 의료진은 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형식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며 “철저한 서비스 분석과 교육으로 의료진의 환자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정보시스템 구축도 적극적이다. 2004년 전자의무기록(EMR)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의료정보를 100% 디지털화 했다. 향후 진료용어표준화, 신체부위 코드화 등 진료 기록 표준화를 실시해 국제적으로 사용 가능한 EMR시스템을 구축한다. 환자 안내시스템, 원무 접수·수납 키오스크, QR코드가 적용된 원외처방전시스템, 전자태그(RFID) 기반 약제부 업무 체계도 갖췄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반의 의료정보시스템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첨단 진단·치료 장비도 지속적으로 도입한다. 64채널 컴퓨터단층촬영(CT)을 2007년 도입한 데 이어 2008년 0.8초만에 심장을 촬영, 3차원 영상을 재구성하는 듀얼소스 CT도 도입했다. 뇌종양과 뇌혈관 질환을 방사선으로 수술하는 감마나이프, 망막질환 진단 장비인 스펙트랄리스, 유방전용감마스캔, 내시경역행췌담관조영술(ERCP) 등도 갖췄다. 한 원장은 “올해 추가로 40억원 규모의 암치료를 위한 의료장비도 도입한다”고 전했다.
건국대병원은 임상시험 활성화 노력도 한다. 한 원장은 “병원장 직속으로 연구부원장 산하 임상의학연구소를 두고 임상시험센터와 인체유물래은행, 연구지원센터, 피험자보호센터, 중개연구센터를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센터는 의료진이 임상연구를 과학·윤리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최적의 연구환경을 제공한다. 건국대 의생명과학과와 연구동, 의과대학, 병원 등과 연계해 임상연구를 강화했다. 대학병원에서는 드물게 임상약리학과도 개설했다. 스마트 에이징 분야가 최근 건국대병원이 주력하는 임상연구 분야다.
전문업체와 유전자정보 데이터 운영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 신사업도 추진한다. 바이오 기업과 연구정보를 공유, 새로운 연구개발 프레임워크도 구축한다. 내년부터 의료진 연구 대상으로 새로 개발한 프레임워크를 적용한다. 자체 개발한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 수출도 추진한다.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다시 입학해 학사와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인턴근무를 시작했다. 2009년부터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장, 건국대학교병원 임상의학연구소장, 의생명과학원장 등을 역임하고 2012년 병원장에 부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