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하면 부다페스트를 많이 생각하지만 IT분야도 헝가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습니다.”
처버 가보르 주한 헝가리 대사는 헝가리가 동유럽을 이끌고 있는 IT 선도국 중 한곳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1995년과 2011년 ICT 분야는 두배로 커졌다. 총 9만1800명이 ICT 분야에 종사한다. 헝가리 인구는 990만명이다. 컴퓨터 기기 수출 금액이 동유럽에서 2위를 차지한다.
그는 헝가리 IT분야가 발전하게 된 이유를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소프트웨어 쪽은 에릭슨, SAP, 타타,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들이 헝가리에 개발 센터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가보르 대사는 “강소기업으로 불리는 헝가리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있지만 아직 글로벌 기업에 비해서 헝가리 IT기업 경쟁력이 다소 약하기 때문에 정부가 연구개발(R&D) 지원금을 늘리는 등 헝가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원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헝가리 정부는 IT 분야 발전을 위해 교육과 중소기업 강화에 중점을 둔다. 그는 헝가리에서 교육과 중소기업 경쟁력이 중요한 이유를 적은 인구수와 자원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보르 대사는 “한국과 헝가리는 비슷한 점이 많다”며 “헝가리도 광물 자원이 풍부하지 않아 인력 양성에 집중해야 되는 구조”라고 전했다. 그는 “헝가리 인구는 한국 인구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중국 등 신흥국의 노동 경쟁력을 따라갈 수 없다”며 “이것이 더욱더 인력 양성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가보르 대사는 헝가리는 과학 교육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13명의 헝가리인이 노벨상을 받았으며 이중 화학, 물리 등 과학분야에서 상을 받은 이가 대다수라고 전했다. 헝가리 정부는 IT분야 전문가 육성에도 열을 올린다. 6개 대학에서 한해 1만명의 학생들이 IT 강좌를 듣는다. 그는 헝가리 정부가 산학협력 지원에도 중점을 둔다고 덧붙였다. 가보르 대사는 “교육에 대한 투자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교육이야말로 산업을 부가가치, 첨단기술로 이끌 수 있는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내수 시장이 작은만큼 중소기업 육성은 결코 없어서는 안되는 정책이다. 헝가리 정부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140개의 헝가리 기업 정보를 ICT수출 사이트(www.exportdirectory.hu/ict)에 올려놔 자국기업이 지속적으로 사업적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헝가리 기업 정보와 제품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사업적 파트너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보르 대사는 이 사이트의 도움으로 자국 기업들이 사업 성과를 많이 냈다고 말했다. 그는 헝가리 강소기업으로 3D 가상 솔루션업체 ‘레오나르3도(Leonar3do)’ 내비게이션업체 ‘NNG’ 보안업체 ‘커트(Kurt)’를 꼽았다.
인구가 적은만큼 자국 기업 육성에만 열을 올리지 않는다. 글로벌 기업 R&D센터를 유치해 분수효과가 헝가리 산업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꾀한다. 헝가리 정부는 외국계 기업이 헝가리에 R&D 센터를 지으면 혜택을 많이 준다. 현재 에릭슨, 노키아, 오라틀 R&D 센터가 헝가리에 있다. 가보르 대사는 “R&D 센터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헝가리와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하게 된다”며 “질 높은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기업과의 협력도 강조했다. 현재 한국타이어, 삼성전자가 헝가리에 있으며 헝가리 산업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쉽게도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이나 R&D 센터가 헝가리에 없다”며 “헝가리는 유럽으로 진출하기 좋은 지리적 이점이 있기 때문에 헝가리와 한국 기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인 소망을 말했다.
그는 헝가리는 수많은 온천도 있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강조했다. 가보르 대사는 “한국인들이 부다페스트 외에도 헝가리의 많은 지역을 알게 되고, 한국기업과 헝가리와의 교류도 더욱더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