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힘` 믿은 인터넷 서비스가 성공한다

고객이 만든 콘텐츠를 활용해 성공 사례를 이끌어낸 인터넷 서비스가 속속 등장했다. 대중의 자발적 참여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기업은 유통을 지원한다. 서비스는 기업이 만들지만 성공은 고객과 함께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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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크리에이터스 스티커

사용자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는 다음의 버즈런처다. 버즈런처 배경 화면에 쓰이는 ‘홈팩’을 사용자가 직접 만들어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 자신이 만든 홈팩을 버즈런처에서 배포하며 콘텐츠 평가를 받고 일부는 수많은 팔로어를 거느리는 전문 창작자로 발전한다. 현재 버즈런처 사용자가 생산한 홈팩은 45만개, 다운로드는 5000만을 웃돈다. 국내외 1만5500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버즈런처 1위 창작자가 최근 회사에 정식 채용되기도 했다.

글로벌 메신저 라인도 서비스에 사용자 재능을 더했다. 라인 성공을 이끈 스티커 제작의 문호를 사용자에게 열었다. 라인 사용자는 스티커를 제작해 ‘라인 크리에이터스 마켓’에 판매한다. 라인 사용자 누구나 창작자로 등록할 수 있고 심사를 통과한 스티커는 ‘라인 스토어’에서 팔린다. 매출은 사용자와 라인이 5대 5로 나눈다. 글로벌 사용자를 상대로 재능을 뽐내고 부가 수입도 올릴 수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라인 크리에이터스 마켓에는 현재까지 7만명 이상의 창작자와 1만개 스티커가 등록됐다.

라인의 모회사 네이버도 사용자 콘텐츠 생산 참여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네이버웹툰 ‘베스트도전’, 웹소설 ‘베스트리그’, 온라인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플랫폼 ‘그라폴리오’, 모바일 서비스 ‘네이버 포스트’ 역시 사용자 생산 콘텐츠가 서비스 핵심이다.

스타트업도 콘텐츠 확보를 위해 사용자에게 구애의 손길을 보낸다. 인력 제한에 따른 콘텐츠 제작 한계를 극복하고 콘텐츠를 매개로 사용자 간 소통을 돕는다. 솜노트를 운영하는 위자드웍스는 지난주 ‘솜노트 테마 제작 가이드’를 외부 제작자에게 공개했다. 외부 제작자는 솜노트 테마를 만들어 배포하고 다운로드가 일어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소득으로 올린다.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는 “플랫폼 공개로 회사는 유용한 콘텐츠를 얻을 수 있고 창작자는 몇몇 지인에게만 공개했던 저작물을 300만 솜노트 사용자에게 배포하며 수입을 얻을 수 있다”며 “사용자에게 플랫폼을 공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스타트업 성장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라인 관계자는 “닫혀 있던 플랫폼 개방으로 누구나 라인을 통해 전 세계 4억5000만 사용자에게 창작물을 선보일 기회가 열렸다”며 “현지 트렌드와 감성을 담은 대중 생산 콘텐츠가 다양한 나라에 진출한 글로벌 서비스의 현지화 노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