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56.8%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방선거에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에 힘입어 기대됐던 60% 돌파에는 실패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지방선거 전국 투표율(잠정치)은 56.8%를 기록했다. 전체 유권자 4129만6228명 가운데 2346만457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율 56.8%는 68.4%를 기록한 지난 1995년 첫 지방선거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은 1회를 제외하고는 2~5회 모두 55%를 밑돌았다. 3회(2002년) 선거 때는 역대 최저인 48.9%까지 떨어졌다.
당초 이번 지방선거는 사전투표율이 11%에 달하면서 최종 투표율이 60%를 넘을 것으로 점쳐졌다. 선거 막판 서울시 교육감 자리를 놓고 문용린·고승덕 후보가 벌인 폭로 비방전이 이슈화된 것도 투표율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관측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투표율 60%의 벽은 높았다. 지난 5회(2010년) 지방선거 투표율 54.5%보다 2.3%P 높은 56.8%에 머물렀다.
10%를 넘는 사전투표율에도 전체 투표율이 큰 폭으로 오르는 데 실패하자 사전투표가 투표율 상승을 견인하기보다는 투표일을 분산시키는 효과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라면 이 같은 제도가 없더라도 선거 당일 투표권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날 내내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통한 투표 독려가 이어졌지만 투표 의사가 없는 유권자 발걸음을 투표장으로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55%를 넘어서며 3회 선거부터 이어진 투표율 증가세를 지킨 것은 고무적으로 여겨졌다. 투표일을 시작으로 닷새간 긴 연휴를 맞는 유권자가 많았음에도 투표율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각에서는 사전투표가 일정 부분 투표율 상승에 일조했다는 의견도 있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65.6%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제주(62.8%)·세종(62.7%)·강원(62.3%)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은 58.6% 투표율을 보였다. 지난 5회 지방선거에서는 제주가 65.1%로 가장 높았다.
반면에 대구 지역 투표율은 52.3%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대구는 5회 선거에서도 45.9%로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또다시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경기(53.3%)·인천(53.7%)·대전(54.0%)도 평균 투표율을 밑돌았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