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 미정산 사태에 머스트잇 선정산 시작…명품 플랫폼 재편되나

명품 플랫폼 ‘발란’ 미정산 사태에 또 다른 플랫폼 머스트잇은 선정산
명품 수요 감소와 티메프 사태 영향으로 재무 건전성 위주로 플랫폼 재편 전망
종합e커머스나 쿠팡의 파페치 수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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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 브랜드에 특화된 명품 플랫폼 '발란'의 미정산 사태가 커지자 또 다른 플랫폼인 머스트잇이 다음 주부터 익일 선정산 시스템을 가동한다. 이를 시작으로 명품 플랫폼 분야에서도 상당한 시장 재편이 일어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머스트잇은 셀러 공지를 통해 이달 31일부터 4월 13일까지 구매 결정된 건에 대해 일괄 선정산을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공지에는 '현 상황을 고려해 2주간 예외적으로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구매확정된 모든 주문 건에 대해 익일 선정산을 진행해 드리고자 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머스트잇은 2023년 뿐만 아니라 2024년도 건전한 유동비율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트잇 2024년 결산재무제표에 따르면 유동자산이 유동부채보다 2배 이상 높다. 유동부채 중에서 파트너사 정산금이라 할 수 있는 예수금은 33억원으로 집계됐다.

발란발 미정산 사태로 명품 플랫폼 시장 재편 가능성이 부상 중이다. 티메프·홈플러스 사태로 셀러들이 유동성에 민감해진데다 명품 수요까지 감소해 시장 재편이 일어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명품 플랫폼 업계는 경기 침체에 더해 해외 관광 회복으로 인한 국내 명품 소비 감소로 인해 매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사치재로 꼽히는 명품은 필수재와 달리 경기 침체의 영향을 크고 급격하게 받는다. 이에 캐치패션은 지난해 3월부로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 명품으로 수요가 쏠렸던 역기저효과가 반영된 듯 하다”며 “최근 명품 브랜드 쪽 또한 사람들을 움직일만한 트렌드를 내놓고 있지 않다는 점도 시장을 축소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플랫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롯데온과 쓱닷컴 등 대형 종합 e커머스 사업자가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명품 분야에만 특화된 플랫폼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 유입 이용자의 소비심리가 명품 플랫폼 유입 이용자 심리와는 다르다는 점 등은 한계로 꼽힌다.

쿠팡이 인수한 파페치가 명품 플랫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해외 배송이 오래 걸리고 국내 소비자 맞춤 상품 구성이 부족하다는 점, 가격 경쟁력이 낮다는 점 등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발란이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하지 않겠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발란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입점 셀러들에게 “발란은 회생 개시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이메일 통지를 보낸 상황이다.

업계 및 학계는 발란의 회복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정산 사태로 인한 셀러 유출, 과도한 부채 비율로 인한 이자 지급액 부담 등 때문이다.

학계 한 인사는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현재 다이소가 견인하는 저가 시장 외에는 소비 심리가 죽은 상황”이라며 “특히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이자 지급액이 커지기 때문에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발란이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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