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ITU 전권회의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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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올림픽이라 불리는 ITU 전권회의(Plenipotentiary Conference)가 오는 10월 20일부터 3주간 부산에서 개최된다. ITU 전권회의는 국제연합(UN)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최고위급 의사결정 회의로, 아시아 개최는 무려 20년 만의 일이다. 193개 ITU 회원국의 장차관급 정부 대표단이 참여해 세계 정보통신 분야의 현안과 미래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ITU 사무총장을 포함한 고위 선출직 선거는 물론이고 ITU 헌장과 협약 등의 제·개정 작업을 진행한다. 이번 회의 개최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글로벌 ICT 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1952년 ITU 회원국에 가입한 이래 지금까지 ITU 국제표준화 활동에 참여해 왔다. 특히 1989년 처음 ITU 이사국으로 선출된 이후 현재까지 연속 6선 이사국이 됐으며, 국내 표준 전문가들의 ITU 의장단 수임으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왔다. 이번 ITU 전권회의에서 한국이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다음 세 가지 이슈에 큰 진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첫째, 의장국으로서 우리나라는 인류 공동 발전을 위한 의제 개발과 정책 논의를 주도함으로써 ICT 인프라 강국에서 ICT 정책·외교 강국으로 재도약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미국, 유럽,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인터넷 거버넌스와 같은 의제의 원만한 진행 및 처리와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있는 ‘ICT와 의료 등 타 산업 간 융합’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정보를 교류하는 사물인터넷(IoT)’ ‘주요 정보보안시설(CII:Critical Information Infrastructure)의 보호 및 복구’ 등의 신규 결의안을 제정해 ICT 정책 강국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둘째, 이번 전권회의는 미래 ICT 사회 건설을 위해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ICT 및 서비스를 선보이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ICT 전시회, 콘퍼런스, 스마트 한류 문화행사 등 회의 참가자 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특별행사가 전권회의와 함께 펼쳐진다. 특히, 국내 최대 ICT 전시회인 ‘월드IT쇼(WIS)’의 성공적인 개최로 미국 가전전시회(CES) 및 스페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버금가는 글로벌 전시회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우리 ICT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국위 선양에 기여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1989년 이후 ITU 6선 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ITU 사무총장 등 선출직 고위직에는 단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이번 전권회의에서 우리나라는 ITU 표준화부문(ITU-T) 국장 후보를 출마시켰으며 전 세계의 지지 확보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만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ICT 표준화를 주도하는 조약 기구인 ITU에서 표준 국장 진출은 대한민국이 ICT분야 외교 강국으로 부상하고 나아가 글로벌 ICT정책을 선도하는 위상을 확보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ITU 전권회가 15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성공적 개최와 준비하고 계획한 일들이 모두 이루어질 수 있기 바라며,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산업·연구·학계까지 관련 정책 제언과 첨단 ICT 전시회 참가, 그리고 고위직 선거 활동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국가적 대사에 일조했으면 한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hnkim@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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