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 산업은 핵심 특허의 잇단 만료로 제품 상용화와 시장 활성화가 예상된다. 특히 저가 3D프린터 확산으로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09년 스트라타시스(Stratasys)가 보유한 압출적층방식(FDM: Fused Deposition Modeling)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렙랩(RepRap)과 같은 오픈 소스 프로젝트가 가능해졌다. FDM은 필라멘트 형태의 플라스틱 소재를 녹여 노즐을 통해 분사, 재료를 층층이 쌓아 물체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 특허의 만료로 저가 3D프린터 시장이 확대되기 시작됐다. 특허 만료 이전에는 3D프린터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특허가 만료된 현재 다양한 저가 3D프린터가 출시돼 개인용 시장이 활성화됐다.
마찬가지로 2014년 2월에는 3D시스템즈가 보유한 선택적 레이저소결조형방식(SLS: Selective Laser Sintering)의 주요 핵심 특허 만료로 이를 응용한 제품 활성화 및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이에 미국, 독일 등 주요 장비 제조기업 이외에도 후발 주자들의 연구개발(R&D)과 특허 기술 확보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SLS 방식은 FDM 방식이 단순히 플라스틱 정도에만 활용했던 것과 달리 금속, 세라믹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속 소재가 많이 활용되는 자동차, 항공, 선박, 의료 등 제조업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광개토연구소가 발행한 IP노믹스 보고서 ‘3D프린터, 기회인가?’에 따르면 지금까지 3D프린팅 대표기업인 3D시스템즈와 스트라타시스가 보유한 특허 중 각각 75개, 16개가 만료됐다. 3D시스템즈는 광경화수지조형방식(SLA:Stereo Lithographic Apparatus) 기술에, 스트라타시스는 FDM 분야에 만료 특허가 집중됐다.
SLA 방식은 액체광경화성수지가 담긴 수조 안에 저전력, 고밀도의 UV 레이저를 투사해 경화시키는 방식으로 정교한 출력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선도기업의 핵심 특허 만료로 후발 기업들은 SLA는 물론 FDM과 SLS 기술 관련 특허 장벽도 약화돼 시장 진입이 보다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또 만료 특허를 다량 보유한 선발기업들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M&A나 특허 매입 등 선점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3D프린터 핵심 특허의 권리 기간이 만료돼도 소송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핵심 특허가 만료되더라도 이와 관련한 후속 특허에 의해 여전히 특허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천 특허 보유자가 구축한 특허 포트폴리오에 대한 체계적인 파악 없이 특허가 만료됐다는 사실만으로 3D프린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
※ 3D프린터 기술 동향 및 글로벌 기업별 IP 경쟁력 분석 내용을 담은 IP노믹스 보고서 ‘3D프린터, 기회인가?’는 전자신문 리포트몰(report.etnews.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민영기자 m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