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사이버 ‘신냉전’ 국면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자국 해킹대회에 참석할 중국인 비자 발급 금지를 검토 중이며, 중국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사이버 해킹 행위를 벌였다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중국 군 5명을 해킹 혐의로 기소한 이후 사이버 스페이스 차이나 아카데미가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전방위적 사이버 해킹 활동을 펼쳤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을 ‘사악한’ 사이버 감시자라 표현하며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사이버 스페이스 차이나 아카데미가 발간한 ‘미국의 글로벌 감시 기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정부, 지도자, 기업, 과학연구기관, 네티즌, 스마트폰 이용자 등을 타깃으로 사이버 감시 활동을 벌였다. 보고서는 “미국의 스파이 행위는 중국 곳곳을 관통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화웨이, 텐센트, 중국 경제와 무역을 담당하는 상무부를 감시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 장교들을 해킹 혐의로 기소된지 일주일만에 나왔기 때문에 중국의 반발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도 맞대응했다. 미국은 중국 해커의 스파이 활동을 막기 위해 미국에서 열리는 해커대회에 중국인 참가를 허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정부는 오는 8월 미국 라이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해킹·보안 콘퍼런스인 ‘데프콘’과 ‘블랙햇’ 대회에 참가를 신청한 중국 해커들에게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데프콘 조직위는 미국 정부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지만, 대회에 중국인만 배제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밝혔다. 제프모스 데프콘·블랙햇 창립자는 트위터에 “그 소식에 대해 들었지만 이것이 양국 간 좋은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이번 주 콜로라도에서 열리는 우주·인터넷 회의 참가를 신청한 중국인 10∼12명의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미국 우주기금회가 주최하는 회의에는 제임스 클래퍼 미국국가정보국 국장 등 미국 정보·군사 고위관료들이 참석해 연설한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