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카카오, 해외에서 국내로 눈길 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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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해외 시장을 두고 라인, 위챗 등과 치열하게 경쟁해 왔다. 카카오가 직면한 가장 큰 숙제는 해외 시장 영향력 확대지만 다음과의 합병이 도움을 주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부진한 해외 사업보다 국내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음과의 합병이 국내 시장 경쟁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거란 의견이 높지만 해외 시장 시너지 효과에 대해선 부정적 목소리가 크다. 합병으로 얻을 수 있는 해외 경쟁력 제고 효과가 사실상 없다는 말이다.

카카오톡은 해외 경쟁에서 사실상 라인, 위챗 등에 완패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시장에서 초반 선전했지만 꾸준한 사용자 확대에 실패했다. 현재 카카오톡 사용자는 1억4000만명으로 4억3000만명을 돌파한 라인에 크게 뒤졌다. 다음은 해외 사업은 물론이고 모바일 자체 역량도 카카오에 비해 떨어진다. 다음이 글로벌 경쟁을 펼치는 카카오에 서비스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 해외 마케팅 자금 일부를 지원할 수 있지만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는 라인, 위챗과 경쟁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 평가다.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장으로 해외 마케팅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던 카카오가 우회 상장으로 방향을 튼 이유는 해외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제한적 인력과 자금으로 한계가 보이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 역시 최근 국내 서비스의 매출 강화에 초점을 맞춰왔다. 카카오톡을 잇는 유력 서비스 카카오스토리가 광고 시장에 진출했다. 카카오스토리 기업 계정 판매도 상반기 중 이뤄질 전망이다. 기업용 문자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카카오톡 메시지로 기업용 문자 수요를 대체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자금이체 서비스 ‘뱅크월렛포카카오’는 물론 결제대행사와 함께 결제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카카오톡 같은 플랫폼형 메신저는 특정 시장에서 압도적 1위가 되지 못하면 의미 있는 매출을 만들어 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메신저를 기반으로 강력한 소셜그래프를 만들어내야 다른 서비스에서 매출이 발생한다. 메신저로 국내 시장을 장악한 후 카카오톡 친구목록과 결합한 게임으로 비로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는 “주요 시장에 1위 메신저가 정해진 상황에서 카카오가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다”며 “다음과 함께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압도적 1위가 되겠다는 현실적 목표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현 상황에서는 최선의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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