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2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KT 비전은 실현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KT의 본원적 경쟁력인 통신을 기반으로 융합 신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전임 CEO와 달라진 비전이라는 분석이다.
황 회장은 이를 의식한 듯 모두 발언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KT가 어려움에 처했다”며 “앞으로 KT의 모든 일에는 제가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임 경영진과 선을 긋는 동시에 본격적인 황창규식 경영에 시동을 건 것이다.
황 회장의 이 같은 비전이 빛을 보려면 결국 실력과 전문성 위주의 인사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황 회장은 KT 위기를 타개할 해법으로 ‘기가(Giga)’와 ‘융합’을 제시했다. 기존 광랜보다 10배빠른 속도의 기가(Giga) 네트워크를 완성하고 이 위에서 융합 사업을 추진한다.
이날 소개된 미래사업은 KT가 수년 전부터 준비해오던 것으로 대부분 황 회장 임기 내 상용화가 가능하다.
KT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을 위주로 단기성과를 목표로하고 한걸음 더 나아간 프로젝트는 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이미 신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KT에 따르면 최근 한국전력공사와 맺은 스마트그리드사업 MOU나 서울대병원과 공동 설립키로 한 바이오인포메틱스센터는 황 회장이 직접 지휘한 프로젝트다.
KT 관계자는 “에너지, 헬스케어 등 ICT와 타산업 접목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황 회장은 구체적으로 이를 프로젝트에 옮긴다는 것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윤경림 KT미래융합전략실장 역시 “통신사와 전력공사 CEO가 직접 만나 프로젝트를 결의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계열사 조직개편, 추가구조조정, 인사 등 최근 루머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전임 경영진이 밀실에서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황 회장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와 KT미디어허브 합병은 당분간 고려사항이 아니다. 황 회장은 “미디어 쪽은 시너지를 내는 조직으로 재편할 것”이라며 “대내외적인 효율화를 꾀하지만 (합병은) 차후에 검토할 것”이라고 방침을 밝혔다.
추가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특별 명예퇴직은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었고 앞으로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는 각오를 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임기 말기 낙하산 인사 등으로 홍역을 앓았던 전례를 미리 경계하기도 했다. 황 회장은 이날 남규택 마케팅부문장, 신규식 G&E 부문장, 윤경림 미래융합전략실장, 이동면 융합기술원장, 한동훈 경영지원부문장, 임헌문 커스터머부문장, 박정태 윤리경영실장, 한훈 경영기획부문장 등 KT 출신 경영진을 일일이 소개하며 “인사원칙은 전문성”이라며 “취임 전 수백명을 인터뷰하며 능력은 물론이고 KT만 생각하겠다는 사람을 뽑았다”고 강조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황 회장이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거치며 KT 내부를 면밀하게 파악해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물리적, 화학적으로 상당한 출혈이 있었던 만큼 비전을 실제로 사업과 연계하는 작업에서 구성원들을 어떻게 독려하고 움직일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