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선진국 중심으로 차세대 신소재 ‘그래핀’ 연구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정부가 올해 월 10톤 규모 ‘산화그래핀(graphene oxide)’ 제조 공정 기술 개발에 나선다. 이를 계기로 향후 월 100톤 규모 상용화 공정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그래핀 원천 기술력은 앞섰지만 상용화 기술력은 뒤처져 있다. 이번 사업이 성공한다면 그래핀 관련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우위 확보는 물론 상용화도 크게 앞당길 전망이다.
14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고효율 연속식’ 산화그래핀 제조공정 기술 개발 사업의 주관사로 국내 소재업체 솔브레인이 선정돼 현장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최종 주관사로 확정되면 내달부터 관련 사업이 시작된다.
이번 연구과제는 기획 단계부터 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60억원이 넘는 사업이라는 점과 국내 첫 월 10톤 규모 그래핀 생산 기술 개발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는 그래핀 상용화 부분에서 기술 경쟁력이 낮다. 최근 학계와 업계가 상용 가능한 그래핀 합성기술을 개발했지만 주로 화학기상증착법(CVD) 방식과 흑연의 화학적 박리 방식에 집중됐다. 5~20리터 수준의 소량 생산만 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대규모 산화그래핀 생산 공정 기술 개발에 나선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높은 가격과 대량의 부산물 처리 문제 때문이다. 현재 산화그래핀은 1㎏당 최대 수억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다. 상용화를 위해선 1㎏당 수십만원대 수준으로 낮아져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또 지금까지의 산화그래핀 합성 방법은 회분식 반응기에 많은 양의 산과 강력한 산화제를 그라파이트와 혼합해 산화그래핀을 생성했다. 이 방식은 반응 시간이 매우 길어 산화그래핀 생산 규모에 많은 제약이 있을 뿐 아니라 합성 후 폐산액과 폐산화제가 부산물로 생성돼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 산화그래핀 1톤을 생산하기 위해 91톤의 독성 부산물을 발생시킨다.
정부는 산화그래핀 합성 기술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기존 배치(batch)식 합성 공정이 아닌 ‘고효율 연속식’ 산화그래핀 합성 공정 개발에 나섰다. 기존 공정에 비해 반응 시간이 짧고, 반응에 필요한 강산의 양과 순도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월 생산규모 10톤, 합성시간 12시간 이하, 에너지 저감률 3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산화그래핀의 가격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솔브레인은 폐산액을 재생시켜 다시 회수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업체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솔브레인은 그동안 독자적으로 그래핀 합성 연구도 해왔다.
이영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는 “그래핀 양산의 핵심은 산화제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면서 고품질의 그래핀을 제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연속식 합성 기술은 산화제량을 낮춰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대량 생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연구 개발로 상용화 기술을 확보하면 우리나라가 단숨에 세계 2위 산화그래핀 생산국으로 등극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