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미래를 향한 새 출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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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연구회통합법) 개정안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출범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귤화위지(橘化爲枳)’란 말이 있다. 귤이 변해서 탱자가 된다는 뜻으로, 동일한 나무라도 남쪽과 북쪽의 토양과 기후가 달라 서로 다른 열매를 맺게 된다는 말이다. 이것은 주위의 환경변화, 시대적 상황에 따라 그 대응 방법도 달라야 함을 시사하는 것으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출범 필요성을 단적으로 뒷받침한다. 이런 당위성으로 인해 새로운 연구회가 지고 있는 사명의 무게도 그 중요성만큼 무겁다.

우리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기대하고 지켜봐야 할 점은 ‘시너지’다. 융합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수의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 즉,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기존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 통합을 바탕으로 창립하는 기관이다. 양 연구회 통합은 많은 시너지 효과가 있다. 거시적인 시각에서 정책을 수립할 수 있고 전 출연연의 정책 일관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출연연 공통의 애로사항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출연연이 본연의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연구 생산성과 연구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출연연 융·복합 연구와 인력교류에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며, 지식재산권이나 연구 인프라 공동 활용 등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회와 출연연 그리고 미래창조과학부는 통합연구회를 바탕으로 출연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미리 준비해왔다. 통합연구회 산하에서 25개 출연연이 각자 정체성을 갖고 고유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출연연 고유임무 재정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출연연의 중소·중견기업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소기업 지원 통합센터’를 구축함으로써 출연연을 중소·중견기업 R&D 전진기지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또 출연연 융합연구사업 체제를 유형화해 새롭게 정비했으며 출연연 간 인력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인력교류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관련 업무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를 출범시키고 운영하는 데 리더들의 관심과 의지도 지대하다. 지난 12일에는 미래부 장관을 중심으로 양 연구회 이사장과 출연연 기관장이 모두 모여 통합연구회 출범과 출연연 운영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다.

통합연구회가 성공적으로 정착해 25개 출연연의 성과창출로 이어지기 위해 다음 두 가지 사항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출연연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연구회 내부구성원의 전문적 역량이 지속적으로 강화돼야 한다. 연구회 미션을 달성하는 과정에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지만 1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연구회와 출연연이 ‘동주공제(同舟共濟)’의 운명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어느 하나의 노력만으로는 오늘날 국가가 과학기술계에 기대하는 미션을 달성하기는 어려우며, 그래서 융합을 장려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고자 통합연구회를 출범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오는 7월 초면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출범한다. 연구회와 출연연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정부가 그에 부응하는 지원을 함으로써 창조경제 실현을 통한 국가 발전과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권동일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dongil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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