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과 특허분쟁의 세계화로 ‘지식재산(IP) 번역’의 중요성이 커져가는 가운데 관련 업계의 신뢰성 제고와 품질 등 종합적인 논의를 위한 첫 공개포럼이 열렸다.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회장 백만기)는 13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제1회 지식재산번역 공개포럼 행사를 개최했다.
IP번역은 특허출원명세서와 같은 IP 관련 문서를 번역하는 업무로 특허법률 지식과 기술적 배경 지식, 어휘 능력 등을 모두 갖춘 전문가가 수행하는 서비스다. 이번 행사는 아직까진 영세한 규모에 머무르고 있는 국내 IP서비스 업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IP번역 품질 제고 및 IP 번역사 신뢰 향상 등을 목적으로 열렸다.
‘미국 판례 동향에 따른 IP번역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박준성 특허법인 C&S 미국특허변호사는 “청구범위가 좁게 번역돼 특허 비침해 판결을 받거나 선행문건 오역이 특허소송 결과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있다”며 “선행문건에 대한 지속적인 확인과 국문 명세서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기술담당자의 확인을 거치는 등 번역 완성도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글로벌 제약업체 ‘바래버러터리스’와 일본 ‘미쓰비시케미컬’의 특허분쟁에서 바래버러터리스는 제시한 선행조사 자료가 특허권을 보유한 미Tm비시의 번역과 차이가 있음이 확인돼 미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 침해 판결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적절한 번역이 신뢰성 결정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허 청구범위 해석의 원칙, 관사 및 관계대명사 사용 시 주의사항 등 세부적인 특허 번역 이슈도 다뤄져 번역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고, 김천우 메카아이피에스 대표의 ‘IP번역의 위상과 역할 정립’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김천우 메카아이피에스 대표는 “국내 IP번역 서비스 시장은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과 지식재산 글로벌화에 앞장서며 규모가 최근 3년간 연 평균 30% 이상 성장해 왔다”며 “고경력 과학기술 은퇴자, 이공계 경력단절 여성 등 신규 인력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유망 분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