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회사 경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주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와 관련, 정상 출근 첫날인 12일 삼성전자 한 임원의 말이다. 그룹 내부는 다소 긴장된 모습이지만 실무선에는 큰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았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도 “이 회장이 병원에 계시지만 경영에는 문제가 없다. 평소 하던 대로 경영에 임하고 있다”며 “특별히 별도 회의가 잡혀 있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도 이날 평소와 마찬가지로 출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임원과 이날 오찬을 했지만 ‘예정돼 있던 것’이라고 그룹 관계자는 밝혔다.
이미 조직이 거대해지고 어느 정도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 한 관계자는 “예정에 잡혀 있던 소소한 것들은 전혀 흔들림 없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장은 대규모 투자나 지배구조 개편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해서만 판단할 뿐 일상적인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아 왔기 때문에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경영공백이 장기화될 때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는 들린다. 차세대 먹거리와 같이 중장기 전략과 계획을 기반으로 한 투자는 과감하면서도 신속한 결정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3세 경영권 승계가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승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3세 경영진이 제 역할을 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삼성전자 협력사 대표는 “오너의 리더십 부재가 걱정된다. 리더십이 있어야 지속적인 혁신을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며 “현 CEO 체제는 단기 성과에만 집착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이 회장이 직접 경영을 챙기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이 회장의 한마디로 사업이 크게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건강상태는 이르면 13일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심장 기능이 회복돼 심폐보조기인 에크모(ECMO)를 12일 오전 8시 30분께 제거했으며 이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1일 새벽 스텐트 시술을 마친 직후 저체온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48시간이 경과하는 13일 새벽에는 건강상태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동안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초기 응급치료와 심장 시술이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져 뇌손상 등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병원 입원기간은 ‘밝힐 단계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2008년 4월 ‘삼성 특검’으로 기소되면서 물러난 사례가 있다. 당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전략기획실도 해체되며 삼성은 최대 위기를 맞았었다. 이 회장은 2010년 3월 2년간의 공백 끝에 경영 복귀를 했었다.
김준배·서형석기자 j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