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계열화 기업은 태양광 경기에 민감하다. 때문에 불황이 재연되면 덩치가 큰 수직계열화 기업은 또 다시 대규모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태양광 시장에서 수직계열화 기업이 과거와 같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한다.
시장 성장세가 안정적이고 이미 수직계열화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NPD솔라버즈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 시장 수요는 50GW로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2015년 이후 시장 성장세는 둔화하지만 2030년까지 연평균 5%대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잉리, 트리나솔라 등 시장 선도기업 영업이익률이 20%에 육박할 당시처럼 연평균 200% 이상 증설이 이뤄질 가능성도 매우 낮아졌다.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증설을 하더라도 판매처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휴장비를 활용한 OEM 확대나 디보틀네킹(공정 개선을 통한 생산량 증대)을 통한 소규모 증설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도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수직계열화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시장 선도 기업으로 일컫는 대다수 기업이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전 영역에서 수직계열화를 달성한 상태다. 폴리실리콘도 제조기업과 전략적 제휴로 낮은 가격에 장기 공급받고 있어 사실상 수직계열화 기업으로 보는데 무리가 없다.
단품 제조기업이 뒤늦게 수직계열화 전략을 추진해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도 낮다. 수직계열화를 달성한 기업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점차 독주체제를 갖추는 상황이다.
안형근 건국대학교 교수는 “수직계열화 기업은 자사 기술력이 우수한 분야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어 단품 제조기업과의 생산원가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며 “외형 확장으로 불황때 손실을 입었지만 시황이 개선되면서 단품 제조기업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뚜렷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