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UHD생태계 우리가 만들자

Photo Image
양휘부 케이블협회 회장

2014년 4월 10일, 가슴 벅차고 감격스러운 날이었다. 케이블TV가 세계 최초 UHD 상용서비스와 UHD 전용채널 UMAX를 개국했다.

이것은 우리나라 방송 역사를 새로 쓰는 일이기도 하지만 세계 미디어 역사에도 한 획을 긋는 사건임이 분명하다.

세계 최초 타이틀이 붙다 보니 국내 언론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과 문의가 있었다.

지난 4월 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케이블쇼(The Cable Show)’에서도 미국 케이블TV 역시 UHD방송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큰 실패를 겪었던 3D방송 충격으로 인해 아직 UHD 상용화 공식 일정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방송장비 도입과 콘텐츠 제작에 적극 나서는 등 서비스 준비에 한창이었다. 올 연말이면 미국 최대 MSO 컴캐스트가 UHD방송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 만난 전미케이블방송통신협회(NCTA) 임원들은 미국 케이블TV의 UHD 로드맵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케이블TV가 UHD 투자에 먼저 나서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들은 IT 분야에 강점이 있는 한국에서 UHD 방송을 선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세계 최초 UHD방송을 준비하면서 케이블TV가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일에는 언제나 선두주자 역할이 필요하다. 케이블TV는 UHD를 위한 최적의 매체로, 전송방식 변경 없이 채널 본딩기술의 확보로 4K급에 이어 향후 8K급 UHD 방송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최적조건을 가진 케이블TV가 앞장서 시장을 열면 UHD 콘텐츠도 점차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또, 케이블TV가 마치 올드미디어인 것처럼 비쳐지는 잘못된 인식도 개선하고,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 우위를 확보해 보자는 생각도 있었다.

다른 한 가지는 UHD가 보편적인 서비스라기보다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깝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유료방송 사업자가 서두르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UHD 콘텐츠 제작은 기존 HD콘텐츠에 비해 평균 40배 이상의 비용과 노력,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콘텐츠 확보는 물론이고 제작도 쉽지가 않아 콘텐츠 수급이 아직까지는 어려운 현실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관련 장비가 계속 개발되고, 지상파방송, PP의 활발한 콘텐츠 제작도 필요하다.

케이블TV의 선도적 노력이 계속된다면 점차 UHD 방송이 보편적 서비스로 발전해 갈 수 있는 토대도 자연스럽게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UHD는 초고화질에 입체감, 임장감이 있는 실감영상을 뛰어 넘어 시청환경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새로운 비주얼 솔루션으로서 케이블TV는 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케이블TV가 세계 최초로 UHD 방송 상용화를 시작하는 것은 단순히 최초의 의미만 있는 게 아니라 선진국에 앞서 우리나라에 UHD 프로그램이 유통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가전 분야는 물론이고 방송시장을 두고도 일본, 중국, 미국, 영국 등 세계 국가의 경쟁이 치열하다.

UHD방송의 선점 효과는 콘텐츠뿐 아니라 UHD TV와 셋톱박스와 같은 가전 상품 개발도 촉진해 우리 가전업체가 세계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는 것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방송장비 분야에서 활동하는 중소기업도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수 있다.

UHD 생태계만 제대로 조성된다면 콘텐츠와 가전·방송장비 분야에서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고 연관 분야의 지속적인 고용창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UHD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나선 케이블TV가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의미 있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제는 UHD 방송을 통해 시청자를 새로운 방송세상으로 안내하고, 유관 산업을 일으키고, 세계 시장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효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지원도 필요하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를 떠나 시청자에게 더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UHD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상파를 비롯한 케이블TV SO, PP, 위성, IPTV를 막론하고 모두가 조화로운 협력을 해야 할 것이다.

양휘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hbyang@kcta.or.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