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마음을 얻는 진짜 경청은 어떻게 해야 하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공감의 기술부하 직원이 A사장의 사무실을 찾아와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영업도 잘 안 되고, 직원관리도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는 거다. A사장은 ‘어휴, 또 힘들다는 타령이야’라는 생각에 얼굴을 찌푸렸다. 대충 듣고 팔짱을 낀 채로 이렇게 말했다. “그 정도는 힘든 것도 아니야. 세월 좋아진 거지, 난 훨씬 더 힘든 걸 겪었어. 정 그렇게 힘들면 휴가라도 다녀오든지.” 휴가까지 주면서 신경 써줬다고 생각한 A사장.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직원의 얼굴은 어둡기만 하다. 급기야 사장을 피하기까지 한다. 도대체 A사장은 무엇을 잘못한 걸까?
사장이 직접 휴가까지 줬는데도 불만이 많아 보이는 건 부하 직원 잘못일까? 문제는 상사가 부하직원의 말을 그저 듣기만 할 뿐 ‘주의를 기울여 듣지 않은’ 데 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듣기를 ‘수동적 경청’이라고 한다. 상대가 진짜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는 관심 밖이고 그저 내가 듣고 싶은 메시지만 골라서 듣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적극적 경청’이란 말하는 사람의 느낌, 감정, 생각까지 헤아리면서 듣는 것을 말한다. 적극적 경청은 다음 세 가지만 알아도 쉽게 할 수 있다.
첫 번째 ‘공감하기’다. 비록 상대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못해도 그렇게 말하는 이유, 감정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배우자가 이번 주말에 가까운 데로 놀러 가자고 하는데, 나는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면 뭐라고 말하겠는가? “나 바빠!” “나 이번 주말에 출근해야 해”는 상대가 왜 놀러 가자고 하는 것인지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 않은 대답이다. 대신 “당신, 모처럼 나가서 바람이라도 쐬고 싶구나. 나도 그렇긴 한데, 어쩌지? 이번 주말에 출근해야 해서…”라는 식으로 대답해 상대가 놀러 가자고 하는 이유와 감정을 인정해주면 상대는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상대의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상대의 감정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기법을 ‘백트래킹(Back Tracking, 역추적)’이라고 한다. 상대에게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려면 백트래킹 기술을 잘 활용하면 된다. “아, 그랬구나!” 같은 추임새나 “정말?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라며 질문하거나 “너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거지?”처럼 바꿔 말하는 것이 백트래킹에 해당한다.
A사장도 “그래? 자네 요즘 많이 힘들었군. 마음먹은 대로 영업이 잘 안 돼 걱정이 많겠네. 직원관리도 막막하고 말이지”라는 식으로 상대의 말을 그대로 반복해주는 간단한 백트래킹을 했다면 부하직원은 사장이 자신을 이해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 적극적 경청의 기술은 ‘판단하지 않기’다. 듣는 중간에 옳고 그름을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상사가 부하직원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고 서둘러 ‘그렇다’ ‘아니다’를 정하거나, 해결책부터 제시하는 때가 많다. 이것이 반복되면 부하직원은 스스로 고민하려 하지 않을 뿐더러 상사 앞에서는 입을 다물어 버린다. 부하직원이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됐는지 질문하자. 이 과정을 통하면 설득하려 하지 않아도 부하직원이 상사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다.
A사장이 “그 정도는 힘든 것도 아니야”라고 말한 것은 자신만의 기준으로 내린 판단으로 오히려 부하직원의 마음을 닫게 한다. 어쩌면 그는 휴가보다 자신이 힘든 상황을 이해하고 인정해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여기서 “특히 어떤 점이 어려운가? 내가 어떤 것을 도와주면 되겠나?” 하고 질문하는 것이 적극적 경청이다.
마지막으로 잘 듣기 위해서는 ‘비언어적 경청’이 매우 중요하다. 심리학자 앨버트 메러비안은 상대에게 어떤 내용을 전달할 때 표정과 태도, 몸짓이 55%, 목소리가 38%의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말하는 내용은 겨우 7%만 영향을 미칠 뿐이다. 이처럼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표정과 제스처, 눈 맞춤, 억양이나 어조 같은 비언어적인 요소가 언어적 의사소통보다 더 큰 역할을 차지한다.
A사장의 찌푸린 표정이나 팔짱을 낀 자세는 상대로 하여금 ‘내 얘기를 들을 마음이 없구나’라고 느끼게 한다. 적극적 경청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와 시선을 맞추고 몸을 앞으로 기울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거나,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행동은 말하는 사람의 심리적 저항선을 낮춰 솔직한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공동기획: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