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국내 중소기업과 힘을 합쳐 국산 서버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 주도 서버 개발사업이라는 점에서 상용화 여부에 업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28일 ETRI는 전자부품연구원·케이티엔에프·에프에이리눅스·글루시스·한국컴퓨팅산업협회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마이크로 서버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한 ‘정보통신·방송 기술개발 및 표준화 사업’ 일환으로 오는 2018년 3월 말까지 마이크로 서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예산은 4년간 총 106억8000만원(출연금 80억원, 민간 26억80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ETRI가 주관한다.
마이크로 서버란 전력 소비량을 크게 낮춘 시스템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 문제가 대두되면서 주목 받고 있다. ETRI는 저전력뿐만 아니라 x86 서버급의 고성능을 지원하는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마이크로 서버의 쓰임새가 확대될 것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세부적으로 전력 특성이 우수한 저전력 프로세서를 고집적(512코어 이상)하고 이들 프로세서를 고속의 시스템 연결망(256Gbps 이상)으로 통합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서버 운용에 필요한 가상화 소프트웨어와 함께 인텔 아톰 CPU 기반 마이크로 서버와 암(ARM) 기반 서버도 순차 개발하기로 했다.
국내 서버 산업은 기반이 취약하지만 마이크로 서버는 이제 시장 초기 단계인 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게 ETRI와 정부의 판단이다.
김학영 ETRI 책임연구원은 “국내외 서버 시장은 외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지만 마이크로 서버 분야는 새롭게 시장이 커지고 있어 국내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서버 개발은 외산 제품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과거 ‘타이콤’ 프로젝트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지속적인 투자와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성환 한국컴퓨팅산업협회장은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뿐만 아니라 정부와도 유기적인 교류와 협력 체계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 ETRI)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