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접속 폭주로 접속 지연...디도스공격 대응 한계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가 28일 누리꾼의 접속 폭주로 한때 접속이 지연됐다. 동시접속자 수 급증으로 홈페이지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취약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으로 청와대 홈페이지가 피해를 입었지만 이후 사후대책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오전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소통광장에 특정 글이 올라오고 그 글에 대한 조회수가 많아 (접속이) ‘됐다 안 됐다’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민 대변인이 언급한 특정 글은 정모씨가 전날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자유게시판에 올린 ‘당신이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되는 이유’란 글로 이날 오전까지 조회수가 50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해당 글이 화제가 되자 부담을 느낀 정씨는 “다른 사람의 페이스북에서 퍼온 것인데 이렇게 파장이 클줄 몰랐다”며 삭제를 요청했고, 청와대는 본인만 삭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한 이후 정씨 본인이 직접 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이날 낮 12시까지도 청와대가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네티즌의 관심이 계속되면서 홈페이지 접속은 불안정 상황이 지속됐다.

소영호 국정홍보비서관실 행정관은 “평소 방문자가 7000~8000명인데 지금은 두세 배가량 증가한 상황”이라며 “자유게시판에서 해당 글 검색이 많아 홈페이지가 접속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곧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 접속자 폭주로 청와대 홈페이지가 사실상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청와대가 지난해 DDoS 공격 사태 후속조치를 소홀히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안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DDoS 공격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청와대가 아직도 접속자 폭주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청와대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도 못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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