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업계가 초고화질(UHD) 방송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대격돌한다. 케이블TV가 지난 10일 세계 최초로 UHD 전용 채널 ‘유맥스(UMAX)’를 개국하자 IPTV와 위성방송이 UHD 방송 상용화 일정을 서두르며 일제히 반격에 나섰다.
700㎒ 주파수 대역 할당 문제로 이동통신사업자와 대치하는 지상파의 UHD 시장 진입 시기를 예상하기 어려워 당분간 UHD 방송시장은 유료 방송사업자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27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황창규 KT 회장은 다음 달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UHD IPTV를 포함한 차세대 핵심 사업 경영 방침을 대내외에 설명할 예정이다. 최근 8000명을 웃도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후 첫 대외활동에 나선 황 회장이 UHD 방송을 핵심 경영 어젠다 가운데 하나로 꼽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 계열사 이슈, 구조조정 등을 연속으로 겪은 KT의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대외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황 회장이 직접 나서는 것”이라며 “KT는 행사 당일 UHD 방송 시연회 등을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KT 관계자는 “일련의 사태에 관한 KT의 입장과 향후 전략을 수장이 직접 공식 석상에 나설 시기가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불의의 사고로 침체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정확한 행사 일정과 구체적 어젠다 항목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KT IPTV 서비스 올레tv는 KT종합기술원에서 개발한 셋톱박스를 기반으로 연내 UHD 상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의 경영 로드맵에 따라 올레tv UHD 방송 상용화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IPTV 업체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셋톱프리 방식 UHD 상용 서비스 개국일을 30일로 최종 확정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UHD 상용 서비스를 선보이며 기선을 제압한다는 전략이다. 셋톱프리 방식은 IPTV 애플리케이션을 UHD TV에 탑재해 별도 셋톱박스 없이 UH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기술이다. SK브로드밴드는 세월호 참사 등을 감안해 채널 개국식은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에 UHD 주문형비디오(VoD)를, 하반기에 실시간 UHD 방송을 각각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위성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는 6월 초 UHD 채널 개국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상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연내 10만원 이하 보급형 UHD 셋톱박스를 출시해 신규 가입자 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미래부의 위성 UHD 기술기준 고시일정은 변수다. 미래부에 따르면 위성 UHD 기술기준은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가 진행하는 심사를 거쳐 이르면 6월 고시된다. 규제개혁위원회가 사업자에 악영향을 끼치는 규제라고 판단하면 2~3개월 수정 작업을 거쳐야 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