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큰 손 ‘구글’이 올들어서도 미 정가를 상대로 한 로비에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IT업계 중 로비자금 지출 1위를 고수했다. 애플도 분기 기준 역대 최고로 로비자금 지출을 늘려 삼성과의 2차 소송전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페이스북’의 약진에 미 정·관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24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워싱톤의 뉴키즈 ‘페이스북’
23일(현지시각) 미 의회가 공개한 ‘2014년도 1분기 로비 내역’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 기간중 278만달러를 로비에 썼다. 전 분기 대비로는 거의 곱절을 워싱턴에 쏟아부었다는 얘기다.
이례적으로 대변인까지 나서 “올들어 주가가 올라, 로비스트들에게 지불되는 ‘주식연계금액’이 불어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페이스북은 이미 지난해에도 640만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집행, 애플과 아마존, 인텔 등을 추월했기 때문이다.
현재 페이스북은 파이낸스 분야 진출을 모색 중이다. 금융업은 미국서도 대표적인 규제·감독 산업이다. 또 현재 미 의회서 입법 추진 중인 아동개인정보보호법 등은 그 향방에 따라 자사 소셜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로비의 힘
원래 워싱턴의 큰 손은 전통적으로 통신·방송사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1분기 AT&T(367만달러)와 버라이즌(355만달러)은 모두 인터넷업체인 구글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돈과 힘이 있는 곳에 로비가 있다’는 정가의 속설이 그대로 적용된 대목이다.
최근 구글이 주력하는 분야는 헬스케어다. 미 식품의약국(FDA) 등 해당 연방정부를 상대로 구글글라스나 스마트 콘텍트렌즈 등 자사 제품의 의료기기 인가 등에 공을 들인다.
컴캐스트 역시 452억달러나 들인 타임워너 인수건이 수포로 돌아가게 하지 않기 위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등을 상대로 로비의 힘이 필요한 때다.
실제로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레이건 행정부 이후 25년만에 처음으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애플 제품 수입금지 권고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 역시, 애플이 지난해 법무부를 상대로 집중 로비를 펼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4년 1분기 주요 미국기업의 로비자금 집행액(단위: 만달러)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