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에너지 관리 기술의 결정체, 슈나이더 `하이브` 본사

23일 아침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서 차로 20분가량 이동한 뤼에유말메종. ‘하이브(HIVE·벌집)’라고 불리는 슈나이더 일렉트릭 본사가 눈에 들어왔다. 슈나이더 본사는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슈나이더가 다양한 에너지 관리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크게 줄이면서 벤치마킹을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 발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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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를 받고 건물 내부로 들어가자 내부 센서가 사원증 색상으로 직원 위치, 이동 정보, 직군 등 다양한 정보를 파악한다는 안내자의 설명이 들렸다. 자기 자리에서 벗어나 있다면 건물 관리자가 원래 자리 조명을 끄는 등 적극적인 에너지 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2층은 건물 전체 에너지 사용 현황을 한눈에 파악하는 모니터링실이다. 냉난방·조명·가스 등 모든 에너지 사용 현황을 파악한다. 각 설비에 달린 스마트미터가 에너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데 이 때 효율이 떨어지거나 불필요하게 작동하는 설비도 파악할 수 있다. 건물 곳곳에는 온도, 조도, 습도를 인식하는 센서가 2000개나 설치돼 있다.

장소에 따라 냉난방, 조명 가동률을 달리할 수 있어 전력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슈나이더는 2009년 파리에 흩어져 있던 10여개 사무소를 통합해 하이브에 입주했다. 건물 에너지 효율 향상 계획에 따라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적용했다. 장 파스칼 트리쿠아 회장이 강조하는 ‘우리 음식 먹기(Eating our own food)’로 자사 제품의 테스트베드로서 본사 건물을 선택한 것이다.

슈나이더는 에너지 효율은 높이되 사용자 불편함을 없앴다. 전기배전·냉난방·공조·보안 등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통합 제어하는 건물관리시스템(BMS)을 도입했고 20명에 달하는 에너지관리인력도 배치했다. 무조건 에너지 사용을 줄이자는 과거 개념에서 벗어나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자 불필요한 낭비는 물론이고 불합리한 절약 습관도 사라졌다.

성과는 바로 나타났다. 2008년 320㎾h/㎡에 달했던 연평균 에너지사용량은 2010년 110kWh/㎡, 이듬해 78kWh/㎡까지 떨어졌다.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45만유로를 투자했는데 매년 평균 12만유로를 절감하면서 4년이 지나기 전에 투자비를 회수했다. 올해 말부터 절약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회사 이익이 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설비 교체 없이 기존 조명과 냉난방 설비를 이용해 달성한 성과로 에너지 관리 중요성을 입증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앞으로 단순 제품 공급보다 에너지관리 종합 솔루션을 공급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와 제품을 일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십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버트란드 구아리노스 슈나이더 일렉트릭 수석 건물에너지 관리 담당은 “회사의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적용한 수백개 사이트 사례를 보면 기존 설비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기반만 구축해도 평균 20% 이상의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뤼에유말메종(프랑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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