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깊이읽기]별을 물들이는 아이

여기 한 아이가 있다. 바람이 몹시 부는 한밤 중, 다세대 옥상에 찾아와 하늘을 관찰하는 이상한 아이. 아이인지 어른인지 모를 그는 하늘빛 눈동자에 체구가 작은 신비한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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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에 ‘나’는 마치 꿈을 꾼 것처럼 혹은 환상을 본 것처럼 현실을 의심하고 헷갈려 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그 아이를 떠올리며 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그도 ‘나’도 남자이지만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고 보듬는 순수하고 애틋한 마음만은 진심이란 양분을 먹고 조금씩 자란다.

사회에서 소외 받는 소수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글을 쓰는 작가는 이 소설에서도 결코 따스함을 놓치지 않는다. 서두르지도 않는다.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그리고 담담하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를 보듬고 따뜻해지는 과정을 섬세한 묘사와 필체로 담아낸다. 그와 ‘나’의 감정 변화는 어디까지나 자연스러우며 마치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그렇게 당연하게 흘러간다. 그 때문에 독자는 이들의 마음을 결코 외면하거나 부정할 수 없게 된다. 오히려 독자는 ‘나’가 되어 그 감정의 교류와 변화에 따라 함께 울고 웃는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동화 같은 분위기와 특유의 포근함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적시길 원한다는 작가의 바람은 이번 작품에서도 온전히 이루어 진 듯하다. 소설은 어쩌면 요즘 세대와는 맞지 않는 이야기다. 한없이 연약하고 순수하며 아픈 이들의 감정을 어떤 이들은 답답하게 바라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안다.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진심으로 이어졌을 때 느낄 수 있는 벅차고 짜릿한 감정은 시대를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감동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감성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이다.

전해림 지음. 엔블록 펴냄. 2500원.

제공:유페이퍼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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