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이 유럽 에너지저장장치(ESS)시장에 진출한다. 그룹은 지난해 하이마트를 롯데에 매각한 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ESS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진그룹 자회사 유진에너팜은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이탈리아 RTC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달 중 ESS 제품 공급과 마케팅 등 양측 역할분담에 따른 세부 계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RTC는 유럽 내 전력수입 의존도가 큰 스페인·이탈리아 중심으로 전력 수요관리 고객사 600여개를 확보한 네트워크 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전문기업이다. 양사는 첫 사업으로 최근 독일 정부가 발주한 ‘디젤발전기·태양광+ESS’ 하이브리드 방식의 마이크로그리드(독립 전력망) 시장에 진출한다. 사업에서 RTC는 EMS를 포함해 사업총괄을 맡고 유진에너팜은 ESS를, 독일 SMA는 전력변환장치(PCS) 등을 공급한다.
유진에너팜의 ESS는 500㎾h급으로 태양광발전기와 연동하고 발전량이 부족한 경우 에코(ECO) 디젤발전기로부터 전력을 생산한다. 독일 정부는 이 사업을 시작으로 인근 국가와 협력해 유럽 내 1000개 지역에 마이크그리드를 구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유럽 내 일반 수용가 대상 ESS 시장에도 진출한다. RTC의 기존 에너지관리 고객 중심으로 EMS 기반 ESS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유진에너팜은 가정용(4㎾h급)과 빌딩·산업용(100㎾h급) ESS 완제품 개발 중이다. 고객 환경을 고려해 다양한 성능구현이 가능한 리튬이온, 리튬인산철 등 이차전지를 자유롭게 채택할 수 있는 플랫폼 형태 ESS로 차별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채재훈 유진에너팜 전무는 “이번 마이크로그리드 국책사업을 포함해 상반기 내 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며 “ESS 핵심인 이차전지 엔지니어링 기술로 유럽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현지 관련 업체와도 협력체계를 구축해 시장 범위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에너팜은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매각한 후 지난해 1월 설립한 ESS 전문업체로 연내 완제품 생산을 위해 자체 공장도 마련해 경쟁력을 높여갈 방침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