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에 전쟁을 선언한 중국 최대 은행’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은 알리바바의 금융업 진출을 저지하는 국영은행의 움직임을 보도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부터 온라인 투자 상품에 이르는 금융 영토에 침투하는 알리바바에 방패를 든 것이다.
예상 외의 인기를 모은 알리바바의 ‘위에바오(Yue Bao)’는 초기 타깃이었다. 알리바바의 자회사 즈푸바오가 지난해 6월 위에바오를 내놓은 이후 무려 5000억위안(86조4000억원)을 조달하면서 기존 금융권을 위협한 것이 화근이다. 지난 1월 이미 무려 4900만명의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지난달 중국 공상은행(ICBC)은 위에바오 가입자가 ICBC 계좌 예치금을 펀드로 이체하는 것이 문제를 일으킨다면서 규제 의사를 밝혔다. 알리바바 과실을 탓하며 거래 제한 조치를 한 것이다. 중국 5대 국영은행 중 4곳이 알리페이를 비롯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월 이체 한도를 제한하는 등 제재 움직임에 합류했다.
인민은행(PBOC)은 스마트폰 모바일 결제 금액을 제한한다는 발표도 했다. 중국 건설은행 등이 한 유사 조치에 뒤이은 것이었다. 지난달 중순 인민은행은 ‘온라인 가상 신용카드’와 ‘바코드·QR코드’ 결제도 중단시키면서 적극적 제재 움직임을 보였다.
가상 신용카드는 알리바바와 징둥 등 전자상거래 업체가 온라인 금융 거래에 실물 신용카드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인터넷 업체가 가져올 편리한 서비스로 기대를 모았다. 인민일보 제재 수일 전 알리페이가 중국 중신은행(CITIC)과 손잡고 100만장을, 텐센트도 중신은행·중안온라인자산보험과 100만장을 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목을 끌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인터넷 기업의 금융업 진출을 가장 적극적으로 제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은 인터넷 금융 상품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보가 도난되거나 잘못 사용되는 경우에 취약하고 투자 상품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외신은 기존 금융권이 신규 강자의 출현을 견제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의 금융업 진출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 전통 금융 기관인 셈이다.
기존 투자 상품의 금리를 올리는 소극적 대응부터 계좌를 옮기라는 적극적 대응전도 불사하고 있다.
이에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시장의 승패는 독점 기업이 아닌 소비자가 가른다”며 맞서고 있다. 이어 영화 제작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온라인 직접투자 상품을 내놓으며 기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