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앤리뷰]크립스기술 ‘넥밴드 음성증폭기 청아(聽雅)’

`이청득심(以聽得心). 듣는 것만으로도 사람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듣는 상황은 여러 가지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운동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라디오 속에서 흘러나오는 세상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거나 당장 가깝게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듣는다는 것의 공통점은 자칫 무료할 수 있는 시간을 즐거움으로 채운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화나 주변 환경, 직업 특성상 듣는 것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조용한 곳에서는 그렇다 쳐도 시끄러운 곳에 가면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어렵다. 난청인은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할 만큼 그 비중이 높으므로 이들을 위한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크립스기술의 ‘넥밴드 음성증폭기 청아(聽雅)’다. 이 제품은 다양한 듣기 상황에 최적화됐을 뿐만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크립스기술의 초기작보다 사용자의 편의성 부분이 더욱 세밀해졌다. 특히 기존 무선 헤드셋이 가진 편리함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음성증폭기가 적용된 점이 그러하다. 크립스기술은 이 제품이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이 사용하는 기기가 아니라 소리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 사용하는 기기’라고 말한다. 컨슈머저널 이버즈(ebuzz.co.kr)는 직접 제품을 사용해보며 디자인, 기능, 기술 부분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았다.

황민교 이버즈 기자 min.h@ebuzz.co.kr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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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을 보면 알 수 있듯 음성 증폭기 청아는 케이블을 없앤 무선 헤드셋이다. 그중에서도 크립스기술이 선택한 방법은 ‘넥밴드(neckband)’다. 넥밴드는 이름 그대로 목에 두르는 형태로 이어폰과 결합한 형태를 띤다. 제품을 목에 걸치고 연결된 이어폰을 귀에 꽂는 식이다.

장시간 착용을 하면 혹시 무리가 가지 않을까. 출퇴근 시간을 비롯해 업무 시간 대부분을 사용해보았지만 그런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일단 목에 닿는 부분이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유연함을 갖고 있어 착용 시에 불편함이 없다. 또 무게가 40g에 불과해 시간이 지나면 착용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

청아의 양쪽 끝에는 배터리가 내장된 본체가 달려있는데 이곳에서 전체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또 본체 부분에 연결된 이어폰은 귀 안에 꽂는 인이어 방식을 채택해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귀 내부에 소리를 직접 전달한다. 이를 통해 더욱 명확한 음성을 느낄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세 가지 크기의 인이어 팁을 이용해 사용자의 귀 크기에 맞춰 사용할 수 있으며, 이어폰을 듣지 않을 때에는 본체 부분에 파져있는 홈에 끼워 넣어 고정해 두면 된다. 음성증폭기 청아 VA-FM I는 크게 블루블랙 색상의 남성용 제품과 펄화이트인 여성용 제품으로 구성돼있다. 길이는 각각 22cm, 20cm로 남성용이 여성용에 비해 2cm 가량 길다.

현재 대부분의 기기에는 점차 선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헤드셋의 경우 앉은 자리에서만 사용하는 기기가 아니기 때문에 이동하면서 쓰기 편한 무선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크립스기술은 이러한 흐름을 읽고 일찌감치 무선 헤드셋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어폰에서 선을 없앤다는 것은 제조사에게 전원 공급 부분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다. 유선이라면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지만 무선에서는 배터리가 필수다. 그러다 보니 착용의 편리함을 살려 어떻게 디자인 속에 녹여낼지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직접 제품을 테스트하며 사용해본 결과 청아는 뛰어난 착용감과 함께 기능에 충실한 외형을 지니고 있다. 간결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연령층에 관계없이 어떤 복장에 착용해도 무리가 없다.

특히나 음성증폭기를 사용할 경우 투박한 디자인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제품은 그런 편견을 깼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기존 보청기를 사용할 때 괜스레 민망하거나 쑥스러운 기분이 들었다면 그런 고민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아는 세련된 넥밴드 타입으로 상대방과의 대화를 보다 즐겁게 만든다.

◇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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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의 핵심은 음성증폭 기능이다. 국내 난청인은 전체 인구의 10%로 그 수가 약 500만명에 이른다. 이 중 보청기 사용자는 난청인 전체 비율 가운데 8% 정도로 약 40만명이다. 하지만 보청기의 경우 저가형도 30만원 이상이고, 고가형의 경우도 200만~300만원에 이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주변 소리나 사람들의 말을 잘 듣지 못하게 되면, 소외감을 경험하게 되면서 우울한 기분에 빠지기 쉽다. 듣는 것은 삶의 질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는 만큼 참고 지내는 게 능사는 아니다. 크립스기술의 청아는 보청기와 동일한 성능을 가졌지만 의료기기 아닌 전자기기다. 10만원대 후반의 합리적인 가격이 일단 금액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

그렇다면 성능 면에서는 어떨까. 난청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이런 경우 조용한 곳에서는 대화가 원활하더라도 주변이 시끄러워지면 소리를 구분하기가 어렵다. 사무실과 같은 조용한 공간과 소음이 많은 야외에서 모두 직접 사용해 본 결과 작은 소리는 크고 또렷하게 들리고, 크고 시끄러운 소리는 음량 조절을 통해 알맞은 상태로 유지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잠깐의 사용만으로도 ‘가격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기능은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기우였음을 알 수 있었다.

‘넥밴드 음성증폭기 청아(聽雅)’는 두 종류의 제품으로 나누어진다. 모든 제품에 기본적으로 음성증폭 기능이 포함되어 있고, 블루투스 기능이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할 수 있다.

`VA-FM I`

‘VA-FM I’ 모델은 음성증폭과 더불어 FM라디오 기능을 적용했다. 아무리 기능이 많다하더라도 사용하는 사람이 그것을 모두 활용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뿐이다. 이 제품은 어두운 귀 때문에 음성증폭기가 필요하지만, 기본적인 기능만 원하는 이들에게 적당하다.

함께 들어간 라디오 모드의 경우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부모님이 선호하는 기능 중 하나다. 라디오이기 때문에 잡음이 많이 섞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비교적 선명한 음질이 제공된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보청 기능에서 FM 기능으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듣는 방법은 이어폰과 스피커 모드 두 가지다. 무선 헤드셋의 경우 대부분 이어폰 기능만 갖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넥밴드 음성증폭기 청아의 경우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스피커까지 내장돼 있다. 특히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인이어 이어폰을 끼는 것을 답답해하는 경향이 있다. 이럴 땐 간단하게 스피커 모드로 전환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블루투스 헤드셋에 적용하는 배터리와 동일해 2시간 정도 충전하면 대기 시간 기준 약 700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VA-BT I`

‘VA-BT I’는 음성증폭뿐만 아니라 블루투스 기능까지 함께 내장한 제품이다. 한 번만 연결해두면 그 이후부턴 전원만 켜면 자동으로 연결돼 편리하다. 연결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을 켜고, 청아의 전원/통화 버튼을 5초 이상 꾹 누르면 LED 램프가 적색과 청색으로 교차 점멸하게 된다. 이후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메뉴에 모델명이 표시되고 이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일단 블루투스로 연결이 끝났다면,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다양한 음악 파일을 손쉽게 들을 수 있다. 일반 이어폰을 사용할 때처럼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다니면서 음악을 들을 필요도 없다. 즉 스마트폰을 꺼내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제품 자체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제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청아의 경우 본체 부분에 다양 스위치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번거롭게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 없이 원하는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VA-FM I’ 모델과 마찬가지로 이어폰과 함께 스피커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외부 소리에 민감해야 하는 운전을 할 경우 매우 유용하다. 특히 인이어 이어폰은 차음성이 좋아 외부 소리가 지나치게 차단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차에 탈 때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끄고 켜는 건 번거롭게 느껴진다. 이럴 때 스피커 모드를 사용하면 외부 소리에 둔감해지지 않으면서 음악 감상과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더불어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한 분실 방지 기능까지 적용됐다. 블루투스 연결 범위인 10m를 벗어나게 되면 진동이 울리면서 경고 알림을 보낸다. 스마트폰을 어딘가에 흘리고 일어나더라도 이를 금세 알 수 있다. 건망증이 있는 이라면 특히 유용한 기능이다. 구글 플레이에서 전용 앱인 ‘크립스 메시지 리더(Clips Message Reader)’를 설치하면 카카오톡과 문자 메시지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간 문자를 읽어주는 기능이 포함된 제품은 더러 존재했지만, 크립스기술의 청아는 카카오톡 메시지까지 읽어 준다는 점에서 더욱 편리하다.

이 제품은 준비를 거쳐 다가오는 5월경 출시될 예정이다.

◇이버즈 총평=넥밴드 음성 증폭기 청아는 기존에 출시됐던 크립스기술의 무선 헤드셋 모양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난청에 고생하는 이들이 신경쓰일 법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했다.

주변 시선을 의식하거나 움츠러들 필요없이 자연스러운 착용이 가능하다. 사용자의 마음을 세심하게 배려한 제품이 아닐 수 없다.

가격은 보청기에 비해 현저하게 저렴하면서 성능은 가격대비 최대의 효과를 낸다. 직접 사용해본 결과 듣고 싶은 소리는 보다 명확하고 선명하게 전달해주며, 너무 시끄러울 경우 볼륨버튼으로 알맞게 조절할 수 있다. 이 밖에 라디오 등 간단한 기능으로 구성된 ‘VA-FM I’와 블루투스 모델로 활용도가 다양한 ‘VA-BT I’를 선보여 사용자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선택이 가능하게 했다. 디자인, 착용감, 성능 등 제품에 있어 필수적으로 살펴할 모든 부분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

그래서 뽑은 말이 이청득심(以聽得心)이다. 듣는 것만으로도 사람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 사람과 소통하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에 대해 말한다. 반대로 듣는 것이 힘들다면 관계의 고리가 끊길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넥밴드 음성증폭기 청아는 그간 어쩔 수 없이 이청득심의 행복을 잃어왔던 사용자에게 듣는 즐거움을 되돌려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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