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보청기를 실버산업의 꽃으로 피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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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적인 노인인구 증가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보청기 분야는 대표적인 실버 산업 중 하나다. 향후 발전과 더불어 수요 증대라는 호재가 있을 것임은 모든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현재 한국에서 보청기 시장은 발전단계에 있으며, 보청기 판매는 잠재수요인 1년에 약 80만개의 6분의 1 수준인 12만개에 그치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대표적인 것은 보청기 만족도라는 측면과 복지정책이라는 측면으로 대별해 볼 수 있다.

현재 보청기 사용자들의 제품 만족도는 그리 높지 못한 게 사실이다. 대표적인 사용자 불만은 보청기 착용의 번거로움, TV, 오디오 청취 한계와 전화통화의 한계 등이다. 이러한 사용자 불만은 모든 보청기 회사가 골몰하고 있는 과제인데 블루투스 와이어리스 기술을 본격적으로 보청기에 적용하면 크게 해소될 수 있다.

이제 보청기 사용자는 착용한 보청기를 통해 모든 오디오 기기와 블루투스를 통합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요즘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인 사물 인터넷기술을 이용해 보청기와 TV, 냉장고와 같은 주변기기 등이 상호 교신하면서 보청기 사용자에게 최적의 소리를 들려줄 뿐 아니라, 최상의 생활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우리나라가 앞선 분야인 만큼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동안 우리나라 여러 기업들이 국산보청기를 개발하려고 노력했고 일정 부분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그 개발 요체가 선진국에서 현재 판매하고 있는 보청기를 대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양산성 문제로 상용화가 지연되고는 했다. 기왕에 국산보청기를 개발하려면 보청기의 주요 기술인 DSP만 개발할 것이 아니라 블루투스 기술을 탑재한 최신 보청기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블루투스 보청기를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이 선진국의 보청기 기술을 따라 잡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투자를 ROI를 중요시하는 기업에만 맡긴다면 기업의 특성상 개발에 제한이 많은 것인 만큼 정부와 대학, 산업체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국내 보청기 제조사들은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장기적인 측면의 기술개발과 투자에 한계가 있는바 정책적인 측면의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다.

현재 보청기 구입 시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금액은 34만원(본인 부담 20%)에 불과하다. 매 5년 단위로 1인당 1회(보청기 한 대)만 지원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건강보험 지원 규모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그것도 반드시 장애등급이 있어야만 하는데 장애등급을 산정하는 데 최소 40만원 정도가 소요돼 건강보험 지원 효과는 보청기 구입에 의미가 없다. 좀 더 현실성 있는 건강보험급여가 필요하며 이는 국산보청기 개발에 동력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보청기는 2등급 의료기기로 제조 및 수입 시 반드시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만 하는 상태다. 보청기 사용자들이 청각장애인이라는 면을 감안할 때 필요한 사항이기는 하나, 대부분 보청기가 맞춤형(Custom)이기 때문에 그 종류와 특성은 매우 다양해 인허가 비용과 기간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보청기 제조사가 매출의 1% 이상을 인허가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인허가 업무만 전담하는 직원 두세 명을 두고 있어 그 부담이 적지 않다. 유사한 보청기들은 그룹으로 묶어 한꺼번에 인허가 과정을 진행한다면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심상돈 스타키코리아 대표 Richard_Shim@starke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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