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구기관과 대학, 민간기업 등 산학연이 벽을 허물고 공동 연구를 진행한 결과, 조류인플루엔자(AI), 기후변화 등 국가적인 문제를 해결할 성과가 나왔다. 지난 2008년부터 시행해온 장기 공동연구의 최종 결과가 올해부터 나오면서 향후 성과 활용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기초기술연구회에 따르면 국가적 현안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시작한 ‘국가 문제 해결형 연구사업(NAP:National Agenda Project)’ 중 3개 과제가 올해 최종 연구결과를 내놓는다.
NAP는 국가가 고민하는 질병·재난·재해 등 사회적 문제와 에너지·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다. 기초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을 중심으로 대학과 기업, 해외 연구소 등 국내외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공동 연구팀을 구성해 연구를 추진해왔다. NAP 사업은 과제당 연간 최대 20억원을 최장 6년간 지원하며 현재 10개 과제가 진행 중이다.
올해 연구가 종료되는 과제는 ‘무공해 에너지 생산을 위한 태양광변환 원천기술 개발’ ‘기후변화대응 측정기술 개발’ ‘고병원성 AI 팬더믹(대유행) 대응 연구’다.
AI 대응연구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주도하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가 참여해 신규 백신 후보물질과 백신 정제기술 등을 개발했다. 새 면역증강제 기술도 상용화했고 특허출원 28건, 등록 18건, 기술이전 5건 등의 성과를 거뒀다. 향후 범용백신이 실용화되면 10억달러 이상의 경제유발 가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광변환 원천기술 개발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주관하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성균관대가 참여했다. 연구팀은 유·무기 복합 탠덤 태양전지 고효율화 요소기술을 확보하고, 실용화 기반기술도 개발했다. 이미 11건의 특허와 기술이전 성과도 거뒀다.
내년 최종 성과를 내놓는 연구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과제가 주를 이룬다. 노인성 척추 질환 치료와 재활을 위한 기술,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관련 기술 등이다.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기술 연구는 지난해 미국과 공동 연구를 통해 사람 표피세포(체세포)를 신경줄기세포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는 연구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내후년에도 폐위성 등을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체계 기술’, 재난 예방을 위한 ‘위성기반 위치 추적 기술’ 등의 최종 성과를 내놓는다.
공동 연구가 성과를 거두면서 융합연구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기초기술연구회 관계자는 “출연연을 비롯한 산학연이 공동 연구팀을 구성해 실시한 협동 연구를 통해 국가적 현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면서 “향후 NAP 프로젝트를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