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지갑과 신용카드 없이도 지불이 가능하게 하는 똑똑한 결제가 ‘제로 에포트 쇼핑(Zero Effort Commerce)’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은행·카드 기업과 구글·애플 등 IT기업이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결제(mobile payment)’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글로벌 유통가도 전면에 나섰다.
모바일 결제에 뛰어든 영국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Tesco)’와 프랑스의 ‘오샹(Auchan)’이 대표적이다. 쇼핑객에게 현금이나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앱 사용을 권장하며 앱을 쓰면 할인 쿠폰이나 보상을 제공한다.
테스코가 올해 내놓을 디지털 월렛은 단순히 ‘편리한 결제’를 넘어 가게 제품 위치를 알려주는 자체 허들(Hudl) 태블릿PC와 함께 디지털 상거래의 미래에 다가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프랑스의 슈퍼마켓 체인이자 유럽의 다섯 번째 최대 유통사인 오샹의 ‘플래시 앤드 페이(Flash and Pay)’ 전자지갑도 쿠폰, 회원 카드, 영수증, 쇼핑 리스트 기능을 가져 테스코의 앱과 유사하다.
쇼핑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앱’으로 이뤄지는 상거래 시대의 개화기다. 사용자의 앱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 쇼핑시 불편함과 상점에서 동선을 최소화해 줄 똑똑한 마케팅에 접목할 수도 있다.
로이터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로 스타벅스를 꼽았다.
미국 스타벅스는 2011년 모바일 결제와 리워드 앱을 서비스하기 시작해 이미 1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했다. 이달 결제 서비스를 스타벅스 이외 매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마트·타깃·베스트바이와 ‘합동(Joint) 디지털 월렛 서비스’를 만들어 어디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출연해 “모바일 결제 플랫폼은 고객이 매장을 더 자주 방문하게 하고 충성심도 높인다”고 호평했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각 은행과 비자·마스터카드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모건 스탠리는 ‘상점들이 모바일 결제의 최대 수혜자’라며 선진국의 유통가가 카드 결제에 쓴 돈은 2012년 1500억달러(약 157조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유통업계는 지난해 기존 현금·신용카드 결제에서 모바일 결제로의 전환으로 약 4억6300만 파운드(약 8096억원)를 절감했다고 집계했다. 로이터는 “현금 결제가 지난해 영국 유통가에서 절반을 차지했는데 현금을 헤아리고 보관하는 비용이 2.5% 소요돼 1%인 신용·직불카드 수수료와 2%인 수표 처리 비용보다 높다”고 전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은 2017년까지 지금의 세 배로 늘어나 7210억달러(약 756조원)에 이를 전망이며 사용자도 약 4억50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모바일 기기를 통한 결제 시장 성장 전망 (자료:주니퍼리서치)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