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가격대를 낮춘 초고화질(UHD) TV를 연이어 내놓는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UHD TV 시장에서도 확고히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2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한 UHD TV를 선보인 LG전자에 대한 ‘맞불’ 성격도 있어, 양사간 주도권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월 55·65인치를 공개한데 이어 이르면 이달 50인치 UHD TV를 출시한다. 북미에서는 50인치 모델을 내달 판매 예정인 가운데 가격은 2499달러(약 263만원)로 책정했다. 세금 등이 제외된 가격으로 북미보다 한국 판매가격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판매가격이 300만원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LG전자 49인치 평면 UHD TV 가격이 캐시백 혜택 등으로 290만원에 판매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크게 가격을 올리기 힘든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55인치와 65인치 UHD TV 가격으로 평면 모델은 각각 490만원과 690만원, 곡면 모델은 각각 590만원과 790만원으로 책정했다.
삼성전자는 동일 인치 TV 기준으로 가격을 낮춘 보급형 모델인 7000시리즈 UHD TV 출시도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지금까지 나온 모델은 고급(프리미엄)형으로 불리는 8000대와 9000대시리즈다. 삼성 제품은 모델명의 숫자가 높을수록 프리미엄형으로 가격이 올라간다. 7000시리즈는 카메라·스피커 등에서 사양이 낮은 제품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진다. 7000시리즈 역시 6·7월 브라질 월드컵 특수를 고려한다면 빠르면 이달 안에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달 말부터 TV업계가 본격적으로 월드컵 모드에 들어간다”며 “사실상 올해 TV사업 성패는 이 기간에 결정되는 만큼 주력 모델을 대거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이들 제품의 출시 시점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UHD TV시장 점유율은 14.9%로 소니(18.2%)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작년 2분기까지만 해도 점유율이 3.8%로 중국 스카이워스·창홍·하이센스 등에 밀리는 8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점유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올들어서도 점유율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월 북미 UHD TV 점유율은 금액 기준으로 50.4%였으며, 2월에는 유럽 25개국 UHD TV 점유율이 57.9%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평판 TV 기준으로 약 4900만대를 판매하며 8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지켰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