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거슬러 올라간 가상현실 역사…부품가격 인하, 상용화 앞당겨

‘가상현실(VR)’이란 단어는 이미 1980년대에 등장했다. 인기를 얻지 못했을 뿐이다. 초기 버전은 조악했고 어지러움증과 구토를 유발하기 일쑤였다. 비행기 운항 훈련과 방위 산업에 사용되는 정도였을뿐 산업화에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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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가상현실 실패작 닌텐도의 `버추얼 보이` 이미지

1990년대 중반 닌텐도의 ‘버추얼 보이(Virtual Boy)’가 나온 것이 상용화의 시작이다. 버추얼 보이는 실패했고 닌텐도의 최악 실수 제품 중 하나로 꼽힌다. 이후 사실상 10년 간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이외에 이렇다 할 후속 제품과 서비스가 없었다. 세컨드 라이프는 헤드세트 없이 아바타로 경험하는 온라인 가상현실 서비스로 미국 등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12년 설립된 오큘러스VR의 ‘오큘러스 리프트’는 그 다음 제품으로 꼽힐 정도다.

이렇듯 최근들어 급작스레 가상현실이 주목받을 수 있게 된 중요한 기술적 진화 중 하나는 동작 제어 기술의 발전이다. ‘키넥트(Kinect)’를 비롯해 카메라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움직임과 동작 상황을 읽어내는 기술의 발전은 가상현실 기술의 상업화에 모멘텀을 안겼다. 여기에 렌즈의 왜곡을 수정하는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도 사용자의 불편함을 덜어줬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LCD에 이르는 소형 디스플레이 기술 발전도 빨랐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영향을 가져온 것은 부품 가격의 인하다. 급속한 모바일 산업 발전이 각종 부품 가격을 끌어내렸다.

1980년대부터 가상현실 기기를 개발해 온 전문가 제런 라니어는 “최근 몇 년간 비용이 급속히 낮아졌다”고 말했다. 라니어가 30여년 전 만든 헤드 마운트 가상현실 기기 가격은 10만달러(약 1억원)에 달했다. 지금 오큘러스VR의 개발자용 오큘러스 리프트 가격은 300~350달러(약 30만원)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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